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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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미암면
호랑이 기운 선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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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왕산은 장차 왕이 난다는 자린디, 우리들은 그렇게 철썩같이 믿고 살아요. 학산면 천해 쪽에서 선왕산을 바라보면 북 모양의 봉우리가 보이는데 그래서 북봉이라고 하고, 당리는 선왕산 바위가 둘러싸고 있는 모양으로 이곳에서 많은 인물들이 나온다는 말이 있어라.
(조사자 : 이곳을 당리라고 하는데 선왕당이 있다는 말도 있던데요?)
 당리라 부르는 데는 분명 이유가 있을 텐데 내가 기억하는 것은 선왕산 정상부에 호랑이 굴이 있는디, 과거에는 그곳에서 호랑이가 살았다고 들었어라, 현재는 호랑이 굴 안에서 누가 와서 제를 지낸 흔적만 있습디다.
 내가 어렸을 적에 동네 어른들을 따라 산꼭대기에 올라가 기우제를 지내는 것을 봤어요. 옛날 우리 마을은 빗물에 의지하여 농사를 짓는 천수답이 많았는데 보통 하지를 전후해서 오 일간에 모내기를 해야 하는데 비가 오지 않으면 유월 말쯤에 더 이상 기다리지 못하고 기우제를 지냅디다.
 내가 직접 목격한 것은 육십팔 년 일인디, 어르신들이 어린 돼지와 장작을 지고 산에 올라가기에 따라 갔어라. 산 정상에는 편평한 바위가 있는디, 그곳에서 돼지 멱을 따서 피를 바위에 묻히고, 한 쪽에는 장작불을 피워 연기를 올립디다.
 어르신들 말씀으로는 선왕산처럼 훌륭한 명산에 돼지피를 묻히면 하늘이 그것을 깨끗이 닦기 위해 비를 내린다고 합디다. 당시 흔한 말로 그렇게 하고 내려오면 산을 다 내려오기도 전에 비가 내린다고 말합디다.
(조사자 : 비가 오지 않으면 어떻게 말씀하시던가요?)
 그 때도 산을 내려왔지만 비는 내리지 않았어요. 그러나 며칠 후에 내렸응께 성공한 거지요.
(조사자 : 장작을 가지고 올라가서 불을 지폈는데 산에서 돼지고기를 구워먹었나요?)
 아니 그곳에서는 불만 지폈고, 고기는 그곳에서 요리하지는 않았어요. 아마도 하늘의 신을 깨우는 역할을 한 것 같아라.‘우리가 여기서 기우제를 지내니 하늘에서 보시오’하는 식의 신호를 장작불로 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디, 잘 몰것소.
 그런 어려운 시절에는 더욱 더 선왕산의 신령스런 기운에 의지하는 마음이 컸어요. 미암초등학교 교가는 선왕산으로 시작될 정도입니다.“선왕산 높은 봉에 미암이 솟고 ”로 시작할 정도로 우리 고장 사람들은 시방도 선왕산을 신령스런 산으로 모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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