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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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영암읍

지 애비 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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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비가 어떻게 소리내는지 아는가?
(조사자 : 제비요. 날아다니는 제비요?)
 그래, 제비가 노래할 때 지애비 지애비 하는 것 못 들었어? 우리 동네에 제비에 관한 재미있는 옛날 이야기가 있어. 아주 먼 옛날 영암에 어떤 여인으로 인한 치정살인 사건이 일어났는디, 영암 원님이 문란한 성 풍습을 바로 잡는다면서 술집과 유각을 모두 폐지하고 남녀간의 풍기를 문란하게 한 자는 용서 없이 참형에 처하리라는 방을 붙였어.
 그러던 어느 날, 하필이면 원님이 숨겨놓은 딸이 뽕밭에서 외간 총각과 만나다 적발 되었는디, 이들은 서로 만나게 된 동기에 대해 문초하자, 총각이 참빗을 사라고 외쳐서, 가격을 물어보니 쌀 서 되라고 하기에, 처녀가 보리 서 되면 되지 않겠느냐 해서‘보리 서 되 쌀 서 되’,‘비싸다 안 비싸다’했다 해.
 원님은 이들의 말대답이 어이가 없어서 그냥 마당에 놓은 채 안으로 들어가 버렸는디, 때마침 비가 와서 이들은 추워 죽어부렀어. 이 두 사람이 죽은 영혼은 제비가 되었는데, 살아생전에 마당에 있을 때 얼매나 처마 밑으로 들어오고 싶었는지, 그 제비는 막 처마 안으로 들어올라 해. 그래서 처마 밑에다 집 짓고 새끼 낳고, 걱서 매일 지지배배하는디, 자세히 들어보면‘챔빗 장시 비싸다, 빗어 보면 안 비싸, 보리 서 되, 쌀 서 되, 빗어보면 안 비싸, 지 애비 지 애비’하는 듯해. 마치 자신들이 원님한테 했던 말들을 반복한 것 같아.
 자기 아비가 자기를 용서해 주지 않았다고“지 애비, 지 애비가 지 애비 인가”하는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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