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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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삼호읍

형님 업히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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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은 참말로 있었던 이야긴디, 여기 미자네 큰아부지가 실지로 겪은 이야기여라. 옛날에는 차가 없던 시절이라 어지간한 곳은 다 걸어다녔지라. 하루는 정월 나흔 날 미자네 큰아부지가 독천장에 갔다 돌아오는디 해가 저물었다고 합디다.
 미자네 큰아부지 얘기로는 여그 서창 고개를 넘어오는디, 갑자기 미자네 아부지가 나타나서 “성님, 업읍시다” 하더래. “내가 걸어가도 된디, 뭐 하러 엎자하냐”고 하고는 그냥 갔는데, 고개 하나를 넘는데 “성님, 업히시오” 하더래. 영낙 없이 미자네 아부지 목소리더래. 그랑께 틀림없이 동생이 한 말이라고 착각하고 “괜찮다 말이다”하고 그냥 왔는디, 여그 동네 앞 모퉁이에서 도깨비불을 휘휘 저으면서 왔다갔다 함시로, “아따 음식 냄새가 겁나 좋다”고 하드래.
 미자네 큰아부지는 그때서야 그것이 도깨비였구나 생각하고 들고 째부렀대. 도깨비한테 업히면 어디론가 쏜살같이 데리고 가서, 왔다갔다 함시로 혼을 다 빼놓고 가진 음식 다 뺏어간다 합디다. 도깨비 등에 업히면 안돼야. 음식 떼 주고는 들고 째부러야 하는 것이여. 좋은 것은 땅금이 넘실넘실할 때 얼른 집에 들어가야지, 항시 밤길을 조심해야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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