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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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삼호읍

같은 날 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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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마을에서 경찰 가족 일곱 명이 한꺼번에 처형당한 얘기를 했지만 더한 얘기가 있어라. 인자, 그런 일이 있자, 경찰과 군에서 인민재판에 참여했던 마을 사람들을 가만 안 두겠다고 벼렀을 것 아니야. 그래서 소탕 작전이 있었어라. 해군이 배로 들어와 해창에 푸고, 독지만에 푸고, 밀고 오는 것이여. 소문이 돈께, 너도 나도 봇짐 싸서 피난 가기 시작했는디, 나도 어무이 손잡고 동생이랑 피난 갔어라.
 우리 마을까지 해군이 점령했는디, 우리 마을 끄트머리에 똥산이라고 있어라. 거기에 빨치산 한 명이 숨어 있다가 해군 소령이란 사람을 쏘아 죽여 버렸어라. 딱 한 발 있는 총알로 쏘아 죽이고 잡혔어라. 그런 일이 있고 나서 군인들은 열 받아서 소탕작전을 더 했겠지. 그 때문인지 사람들을 닥치는 대로 죽였어라.
 내가 피난 가다 어쩌다가 저기 대불대 근처 수수밭에 숨었는디, 나 말고 어른들 여럿이 여기저기 엎드려 있었어라. 가까이 온 경찰들이“빨리 안 인나”하고 소리 친께, 옆에 어른이 일어나, 그란께 인나자마자‘팡’쏴버린께 죽어. 또“거기 안 인나”하고 사람이 일어나면‘팡’쏴 죽여버려. 나랑 같이 있던 아저씨도 일어나자마자 총 맞아 죽었는디, 자빠지면서 내 우로 자빠졌어라. 죽은 채로 나를 덮친거야. 그래서 내가 살아났어라.
 그 소탕작전으로 대불대 근처에서 삼백칠십 명이 넘게 죽었어라. 앙감마을에 백이십칠 호가 살았는데 그중 구십일 호가 같은 날 제사가 있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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