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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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영암읍

달뜨면 나타나는 달각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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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출산 근처 마을에 칠뜨기가 살았는디, 늙은 엄니하고 살면서 장가를 못 갔어. 바보한테 누가 시집 오것어? 하루는 달이 휘엉청 밝아 산을 올랐는디, 거그서 허연 각시를 만났어. 한 눈에 반한 칠뜨기가 고백한께, 그 각시가 달뜨는 밤에만 만날 수 있다고 약조 했어.
 달 뜰 때만 온께 달각시라 했는디, 칠뜨기 이놈이 그만 그 달각시 말을 엄니한테 해 버렸어. 너무 좋아서 혼자 알고 있기 어려웠던거지.
 달이 높이 오르자 칠뜨기 엄니가 살며시 나가본께, 이삔 달각시 신발이 아들 방 앞에 놓여있는 것이여. 그래서 그 신발에다 실을 달아 놨어. 다음날 실을 따라 가 본께 뒤뜰 장꽝에 놓인 정화수 그릇에 연결 되어 있어.
 엄니는 그 각시를 아예 아들 옆에 묶어 놓을라고 작정하고, 다음날 밤 달뜨기를 기다렸다가 달각시가 아들 방으로 들어간 것을 확인하고는 정화수 그릇을 깨부렀어. 새복에 방을 나간 달각시는 그릇이 없어진 것을 보고 달로 돌아가지 못하고, 풀 속으로 들어가 벌레가 되어버렸어.
 그 뒤부터 달각시는 나타나지 않고 달뜨는 밤이면 밖에서“달각 달각시”소리만 냈다고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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