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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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신북면

팔꿈치 한방의 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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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아버지가 인공 때 죽을라다 친구 덕분에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이야기여라.
 어느 날 우리 마을에 경찰들이 들이닥쳐 친구 작은아버지와 친구 사촌형을 경찰서로 끌고 간 일이 있었어라. 그 소식을 듣고 아버지 친구가 눈이 돌아갖고, 마을로 들어와서 경찰가족하고 면직원 가족들을 잡아 낸는디, 그 때 갑자기 들이닥친 그들을 피할 길 없어 나이 어린 다섯 살 처남은 소쿠리에 씌워서 숨게 하고, 아버지는 큰 항아리를 뒤집어쓰고 숨었는데, 소쿠리 밑에 숨었던 처남이, 수색하던 사람 중 한 명이 뒤에서 오줌 씨고 있는 줄 모르고,“매양 그 사람들이 다 갔당께 ”라고 하는 바람에 우리 아버지가 들켜서 잡혀서 마을 회관에 끌려갔어라.
 그란디 걱서 본께 아버지 친구가 완장을 차고 대장노릇을 하고 있는 것이어. 그란디 하도 무선 상황이라 아부지는 안 척도 못하고 있었다 해. 어느 정도 마을 수색이 끝나고 어두워지고 잽혀온 사람들 삼십여 명 손을 묶고 산으로 데리고 갔어.
 아버지는“인자 죽었구나”하고, 옛 일을 생각하니 할아버지가 왜 면장을 해갖고 나를 죽게 만든가 생각하고 서글픈 생각만 들더래, 밤은 칡흙같이 어두운데 마을 사람들을 어디로 데꼬 가는디, 논둑길 같은 곳을 걷는데 누가 옆에 온 것 같은 인기척에 뒤돌아보려는 순간 팔꿈치로 아버지 옆구리를 밀었다 해. 손이 묶여 있는 터라 어쩔 수 없이 논둑 아래로 넘어졌는디, 벼가 자라고 있어서 순간 그대로 몸을 낮추고 바짝 엎드렸다 합디다.
 주변을 본께 암도 눈치 채지 못하였는지 그냥 지나가더래. 그리하여 아버지는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졌다고 한디, 아버지 말에 의하면 팔꿈치로 밀쳤던 사람은 바로 완장을 차고 있던 친구였다고 합디다.
 마을에서 어린 시절 아주 친한 친구로서 살림이 곤란한데 비해 우리 집은 비교적 부유한 면장집이라 가끔 친구가 집에 와서 밥도 먹고 공부도 하였던 사이였는디, 그 정 때문에 모르게 그라고 살려줬다고 하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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