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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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학산면

장사머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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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동네에 이 엄청 머슴이 있었는디, 동네 박길동 씨 처 외숙이어. 체력은 작아도 장사여 장사. 넘의 집 머슴 삼시로도 성질머리가 고약하고 그래. 소를 잡고 쟁기질을 해도 사나운 소를 줘야 해. 온순한 소는 없다고 싫어하고 사나운 뿌사리를 데려다 억시게 일 시켜. 말 안 들으면 콧등에다 간대를 어서 끌고 다녀.
 한번 수틀리면 방에서 나오덜 안 해. 방에 틀어 앙거서 꿈쩍도 안하고 탁백이만 먹어. 몇 날 며칠을 통파고 있다가 기분이 누구러면 산에 가서 솔낭구를 쳐 와. 밤재 묵동까 가서 나무를 해도 어마어마하게 해서 끌고 와. 다른 사람들은 상감에게 안 걸릴라고 숨어서 한디, 그 사람은 소양 없어.
(조사자 : 상감이 뭐에요?)
 그때는 산림과에서 나무 못하게 조사 나와. 그 직원들을 상감이라고 불렀어. 다들 무사서 벌벌 떨었는디, 이 사람은 그런 것 필요 없이. 상감이 켜봐도 한 짐 짊어고 와 버려. 상감이 잡을라고 말을 해도 그냥 밀고 가버린께 상감도 잡 못했어.
 하도 멋 대로라 마누라가 애기들 다 띵겨버리고 서울로 찌라시 나 버렸어. 나중에 중국 사람과 결혼해서 애들 다 데려가 돌보고 그랬다고 해.
 하루는 그 장사가 행방불명 되어서 사람들이 동원돼서 여그저그 찾으러 다녔는디, 도채비한테 홀려서 이리저리 끌려 다니다가 저기 밤재 꼴착에서 발견 됐는디, 거그 까시나무 빽빽한 속에서 웅크리고 앙거 있더래. 밤재 저수 막기 전이여. 그 꼴착에서 까시에 어떻게 들어갔는 몰라도 몸에 긁힌 자국하나 없더라 해. 맹감나무 까시가 고약한디, 그 사람이 그 사이에 쪼그리고 앙거있었어. 도채비가 시킨거.
 아무리 장사라도 도채비한테는 못 이긴가 봐. 그 후로 일 주일동안 몸져누었어. 힘이 다 빠져분 것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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