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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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영암읍

아이구 조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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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이오 때 영암이 피해가 많고 많은 사람이 죽고 그랬는데, 그중에서도 장암과 율산, 쌍정리 그리고 금정면 등이 더 심했는데, 인민군이 퇴각하고 밤손님들과 토벌대가 낮과 밤을 번갈아 감시로 사람을 죽이는 불법 세상이 이어졌어라.
 군인들이 진주하여 동네마다 수색하고 여러 사람들이 트럭에 태워져 어디론가 끌려갔는디, 문씨도 역시 잡혀 트럭에 실려 막 출발하려는 순간, 옆을 보니 젊은 경찰이 눈에 보여서 냅다 뛰어 내렸다 그래. 그라고 그 경찰에게 다가가서“아이구 조카, 오랜만이시. 진짜 반갑네”함시로 악수를 청하니까, 그 경찰도 어리둥절한 표정이면서도 인사 소리가 하도 큰께 어떨 결에“아, 예”하면서 인사를 했다지.
 그니까 옆에 있던 경찰이 자네 삼촌인가 묻길래,“네”라고 대답했다지 뭐여. 그러니까 저 뒤로 모시고 빠지라고 하더라고. 그리고는 차를 출발시켜 가더라는 거야. 문씨는 그제서야 이제는 살았다는 생각이 들더래.
 그런데 그 젊은 경찰이“난 삼촌을 뵌 적이 없는 것 같은데 나를 어떻게 아냐”고 하더라는 거야. 그래서“자네 어릴 적에 우리 집 옆에 살았으니까 알지”라고 둘러 됐다고 하더래. 그리고는“오늘 자네 덕분에 산 것 같으니, 자네 주소 좀 적어주소”하니까, 그 경찰이 적어줌시로“이곳은 위험하니 읍내로 가라”고 하며 데려다 주드래. 그래서 살았다고 하더래.
 그날 많은 사람들이 장암마을 입구 솔낭구 아래서 총살을 당했다고 해. 그래서 제삿날이 같은 집이 수십 집이야. 그때 문씨 아재가 어떻게 그 생각이 났는지 몰랐다 해. 아마 그 순간 퍼득 그 꾀가 생각나더라고 하는데 호랑이한테 물려가도 정신만 바짝 차리면 산다는 말이 헛말이 아닌 듯 해.
 그 후 문씨는 그 경찰과 연락을 해서 생명의 은인으로 생각하고 왕래하면서 쌀도 보내주곤 했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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