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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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학산면

써레 씻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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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날에는 사는 게 참말로 얼척 없었어라. 도구통보쌀 갈아서 꺼먼 솥에다가 끓여 갖고, 쑥이랑 나물 섞어서 끓여 먹은 것은 다행이고, 고구마 삶아서 때우기가 일쑤였어. 쌀밥 먹을라 하면 조상 제사 때나 먹지, 평상시는 구경도 못 해. 부잣집도 쌀밥만 먹는 경우는 없어. 일 년 내내 풀만 먹었지, 고기는 통 못 먹었어.
 그때는 일 년에 한 번이나 고기를 먹었어. 옛날에는 모내기가 중요한 일인디, 모내기 할 때 써레질을 꼭 해야 해. 논을 편편하게 써레질을 해야 모를 심글 수 있어. 모내기가 끝나면 써레를 잘 씻어서 보관해야 된디, 그것을‘써레 씻침’이라 했어. 그 때 마을에서 돼지 한 마리를 잡아서, 그걸 나눠 먹었어. 집집마다 한두 근씩 외상으로 나눠 갖고, 고기값은 보리를 돈 산 다음에 갚어.
 그란디 그것이 하도 고기를 못 먹고 그러다보니, 일 년에 한 번 고기를 먹다보면 틀림없이 탈이 나. 갑자기 고기가 들어간께, 창시가 놀래서 설사하고 그래. 그래서“잘 먹어야 본전”이라고 했어. 못 먹고 사는 사람은 오히려 손해여. 고기 잘 먹고, 설사하고, 돈 들고 했어.
(조사자 : 설이나 추석 명절 때는 어땠어요?)
 명절 때도 고기 못 먹어. 잘 사는 사람이야 명절 때도 고기를 먹었겠지만, 보통 사람들은 명절 때는 못 먹어도‘써레 씻침’때는 꼭 먹을 수 있었어. 그랑께 명절보다도 모내기가 더 중요했던 모양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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