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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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서호면

나리쟁이만도 못한 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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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영암 도포면에 해창리가 있는디, 옛날엔 나오려면 나리를 건너야 되야. 거그에 힘 쎈 뱃사공이 살고 있었제. 도포면이나 시종면에서 해창 다리로 건너지 않으면 갈 수가 없었은께, 그 사람이 다리를 건네주었지.
 도포면 땅에서 해창리로 가는 나룻배를 타고 영암장에 갈 수 있었어. 우덜이 오일 마다 집에서 심은 무며 배추며 쌀 같은 것을 돈사기 위해 항상 건너야 했제.
 그랑께 엄청 중요하고, 없으면 안 되는 다리여. 그란디 물이 들었을 적엔 한두 사람이 있으면 이 사람이 나리를 건네주지 않는 거야. 아무리 급해도, 아픈 사람이 위급해도 안 와. 발을 동동 구를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니까.
 한번은 내가 영암 나갔다가 집에 어무니가 아파서 약 지어가지고 빨리 들어가야 했는디, 이놈이 사람 안찼다고 안 가. 할 수 없이 웃돈 주고 가기도 했었제. 참 싸가지 없는 놈이었제. 지금까지도 지역 주민들이 싸가지 없는 놈을 빗대어‘해창 나리쟁이맨치도 못한 놈’이라고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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