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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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서호면

더 분한 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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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전에서 이삐다고 소문난 처녀가 있었지. 무남독녀라 부모님의 사랑을 받으며 귀하게 자란 처녀였는디, 동네 총각들이 그 처녀 낯뿌닥 한번 보려고 여기저기서 모여들어서 그 집 주변에 총각들이 언제나 득실득실 했제.
 처녀 부모가 딸이 당혼이 차서 신랑감을 구하는디, 동네에서 보던 총각들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 그래서 여기 저기 수소문을 하던 차에 구림에 덕망 있는 가문에 훌륭한 신랑감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다리를 놓아서 성사가 된 것이여.
 그렇게 해서 구림으로 시집온 여인네가 한 해가 지나고 나니 처음 시집와서는 시부모 눈치 보느라 친정에 갈 생각도 못했는디, 이제 세월이 좀 지나니께 부모님이 그리워서 잠이 안 올 정도가 된 것이제. 그래서 시부모에게 말씀을 드렸어“친정 부모님이 보고 싶은께 설 세고 다녀오면 안되겠냐고”그러자 시부모님께서“그렇게 하라”고 하신거여. 여인네가 신이 나서 설 준비를 하고 친정에 가지고 갈 떡도 준비를 한 것이여.
 그리고 인자 설 세고 나서 보름날 친정갈라고 구림 시집에서 떡을 둘러메고 가는디, 옛날 차도 없은께 걸어서 갔어. 구림서 성전 갈라믄 마당바우에서 더부네재가 지름길이제. 지금도 상수도 수원지 뚝만 넘으믄 성전이제.
 나무꾼들이 보니 예쁜 여인네가 떡 석짝을 이고 가니께“떡 좀 얻어먹읍시다”하고 달래서 얻어 묵었는디, 떡을 다 묵고 난께, 남정네들이 흑심이 생겼어. 서너 명 나무꾼이 여인네를 겁탈을 해분 것이제. 그 사람들이 볼짱 다보고 내려가 분께, 떡도 없고 빈 몸만 감시로 생각해 본께, 분해 죽것는거야. 떡도 뻿기고, 몸도 뻿기고 그래서 분하고 또 분하다 해서, 저수지 이름이 용심젠디, 큰 언덕빼기재라 더부네재라 했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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