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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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서호면

몸으로 막은 간척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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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 어려서 이곳이 바닷길이여서 논이 귀했지라. 그런데 광암 현준O씨가 이곳에 새로운 농장을 만들어서 동네 사람들 일 하게 해준다고 혀서, 바닷길을 막았지라.
 배로 먹고 사는 사람들은 반대를 혔지만, 다수가 찬성을 하니 할 수 없었지라. 공사는 성재리에서 모종으로 가는 곳까지 막었어라. 덕분에 군서면, 서호면 사람들이 일거리가 많았어라. 표떼기를 일꾼들에게 나누어 주는데 너도나도 그 표떼기 받으려고 했지라.
 그때 이 동네엔 나무가 귀해서 광암서 나무를 가져다가 막았는디, 광암서 여까지 한 십리 정도 되지라. 지금은 차가 있어 이삼십 분이면 오지만, 그때는 넌이서 줄로 뚬고서 서로 발맞추고 걸어, 걸어 왔지라. 그러니 얼마나 힘들었겠어라. 몇 걸음 걸어오다 쉬고, 또 몇 걸음 걸어오다 쉬고 했지라.
 나 어려서 우리 집이 꼬작 집인디, 우리 집 잔등으로 지나야 했어라. 그때 어메가 주전자에다 물을 담아주면 가져다가 아재들 주고 했지라. 아재들이 얼마나 좋아했는지, 지금도 그 아재들의 웃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하요.
 공사가 얼추 끝나가지고 마을 사람들이 군기춤을 추고 모두 기뻐했지라. 덕분에 지금 서호면에 논데기가 많아져서 곡식 걱정은 안하고 사요. 아쉬운 건 이 앞에서 숭어가 많이 잽해서 그것 먹는 맛이 쏠쏠 했는디, 그거이 없어서 좀 아쉽긴 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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