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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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서호면

백마 탄 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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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마다 그 지역 사람들이 신성하게 여기는 곳이 있게 마련이지라. 저 뒷산에 한참 올라가다 보면 널찍한 벌깟이 있는디, 거 큰 바우도 있고 한디가 예로부터 제도 지내고 한 곳이라 도 못 쓰게 했어.
 어느 날 아랫동네 살던 형제가 거기다 움막을 치고, 달구 새끼덜을 키우기 시작했어. 메뚜기 같은 것은 곤충들이 많아서 따로 사료를 안주고 그냥 자연 방사해서 키웠제. 동네 사람들이 큰일 났다고 거그다 달구새끼 키면 안 된다고 난리였는디, 무시하고 그냥 살았어.
 그란디 한번은 잠을 자는디, 하얀 옷을 입은 산신령이 나타나서“여그는 달구새끼를 키우는 곳이 아닌게 빨리 내려가라. 내려가면 백마를 타고 살 수 있게 해 주마”하드랴. 그래도 어디 마땅히 갈 데가 없던 형제들은 거그 눌러앉아 계속 달구새끼를 키우면서 살고 있었어.
 그라자 어느 날 막 폭우가 쏟아짐서 갑자기 엄청난 천둥벼락이 치기 시작했어. 달구새끼들이 사는 닭장부터 벼락이 치더니 점점 형제가 사는 움막으로 벼락이 옮겨오더래. 닭이 사방으로 나자빠지는 것을 본 형제들은‘걸음아 나 살려라’하고 다 띵게불고 도망쳐 내려왔어.
 산에서 내려와 큰길가에 이르자 마치 택시가 와서 잡아 탔는디, 거그서‘택시운전사 구함, 숙식제공’이라고 써진 방을 본 거여. 그 길로 형제는 광주에 있는 택시회사에 취직해서 잘 살게 되었어. 그 형제는 둘 다 하얀색 택시를 몰고 다닌다 하더만. 현대식 백마를 탄 것이제,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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