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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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서호면

영혼 결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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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녀 총각이 죽으면 무지 억울해서 산 사람을 성가시게 해라. 그럴 때는 죽은 처녀 총각을 찾아서 영혼 결혼식을 시켜 줘. 그란디 배우자를 찾는 것이 무지 힘들어. 산 사람보다 죽은 사람 짝 찾기가 더 힘들다 했어라. 잘 안 맞으면 그것이 더 성가셔.
 서로 사주도 맞아야하고, 학력, 집안 이런 것도 봐야 해. 총 맞은 사람에게는 총 맞아 죽은 사람이 좋고, 물에 빠진 사람은 물에 빠진 사람끼리 하는 것이 좋다 했어요.
 서로 잘 맞은 사람을 골라서 좋은 날 받아서 결혼식을 올려 줘. 진짜하고 똑같이 초례청을 차리고, 음식이랑 차려놓고, 패물도 서로 해 주고, 한복도 이삐게 해주고 그래.
 신랑신부는 허새비를 만들어서 해. 서로 절 시키고, 술잔도 나눠 마시고, 이부자리 해서 합방도 해. 그렇게 죽은 사람끼리 혼사를 해. 그람시로“이승에서 못 다한 사랑, 저승에서 원도 없고 한도 없이 잘 사시오”라고 해줘.
 산 사람 혼사보다 죽은 사람 혼사가 더 어렵다 했어라. 신방 차려 놓으니 서로서로 말소리가 났다는 말도 있어. 인형만 있는 신방에서 신랑신부 노는 소리가 들렸다 하드랑께.
 영혼결혼식이 끝나면 저승에 잘 가라고, 걱서 잘 살라고 빌면서 모다 절 해. 다 하고 나면 영혼이 상대방을 마음에 들어 하는지 아닌지 알려준다 했어라.
 그라고 나면 더 이상 꿈에도 안 나타나고 일이 잘 풀린다 했어. 그 전에는 꿈에 나와서 울고 심란 하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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