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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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군서면

물레방아골 하곤이 신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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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동네는 천안 전씨들 자자일촌으로 육십 여호 정도 모여 살고 있어라. 주변 풍광이 좋고 인심이 좋아서 외지 사람들이 들어와 살고 싶어 하는 곳이지요. 특히 은적산 계곡물이 흐르는 물레방앗골에는 실제 여러 사람들이 입주해서 살고 있어라.
 옛날에 저 은적산 깊은 골짜기에 금광이 있었는디, 일명 금골이라고 했지라, 거기서 돌을 캐다가 이곳으로 가져와서 물레방아를 돌려 돌을 부셨어라, 물레방아는 곡식을 찧는 것이 아니라 돌방아를 찧는데 사용되었다고 합디다.
 그렇게 해서 원석에서 금을 고른 것이지요.‘하곤’이란 이름을 가진 사업가가 막대한 돈을 들여 금 캐는 사업을 했는디, 결국 투자금만 날리고 빈털털이가 되어 돌아갔다고 합디다. 밤낮없이 물레방아를 돌렸지만 금빛 광석을 많이 건지진 못했나 봅디다. 그래서 우리 동네에서는, 무슨 일을 벌였는데 안 풀리는 경우에‘하곤이 신세’로 전락했다는 표현을 하지라. 어떤 분들은 원래 이름이‘학원’인데 소리나는 대로 하다 보니‘하곤’이가 되었다고 주장하기도 합디다. 이 이야기는 전석홍 시인이 쓴‘물레방아’라는 시에도 잘 나와 있어라.

“물레방아가 세월의 물 짊어지고
 도심에서 돌고 있다
 내려가서 무거운 짐 퍼내 버리고
 다시 지고 내려가는 숨가쁜 물레방아!

 우리 할머니,
 보리 찧어 고개 넘을 때
 눈물 담아 돌고 돌던 물레방아!

 돈 번다 금광 캐던 먼 마을 아저씨
 금빛 광석 고른다고 밤낮 돌던 물레방아!

 금 안 나와
 하곤이 신세로 사라지고
 빈 물만 담고 홀로 돌던 물레방아!

 지금 도는 물레방아
 이끼 낀 혈관에 서린 한숨이
 물소리 되어 쏟아진다!

 구경하는 어린애들
 물 감고 도는 물레방아가
 다람쥐 채바퀴 같이 타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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