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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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군서면

머리 위 혼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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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전에는 먹고살기 힘들어서 그런지, 우들지앙스런께 친구들이 자기 집에서 뭐 만난 것 했다고 하면, 그거 못 나가게 묶어놓고, 그 집 가서 그거 돌라다 묵어 불고 그랬지.
 그것이 와서,“나는 뭐 묵었다”고,“뭐 묵었다”고 자랑한께 그랬지. 그때는 찰밥했다고 자랑질 한께 그랬지.
그라고 너무 외콩 따먹고, 너무 감자 캐다가 삶아 먹고, 호박 따다 해먹고 그랬지 뭐. 할 것이 있어야지. 그런 것은 장난으로 했지. 그러다 어느 날 저녁에 외콩 따먹으러 갔는디, 뭣이 대그빡 위에서, 싸각싸각 하고 해서, 뭣이 그랄끄나 하고는“아야 느그들은 뭔 소리 안 나냐, 뭐 싸각싸각 그런다”그랬는디, 그라고 본께 불이 이만큼이나 질어갖고, 사람불이 나가느라고 대그박 위로‘깜박깜박 싸각싸각’하고 지나가는 거여.
 깜짝 놀래가지고,“오매 나죽는다”고 소리 지르고, 넘의 외콩 밭에서 뒹굴고 난리가 났어. 그리고 사흘 지나니까 사람이 딱 죽드만. 우덜이 그 사람 불 봤어, 혼불이라 해.
 그전에는 사람불이라고 사람이 죽기 전에 불이 나갔어. 그 불이 멀리 나가면 얼른 안 죽고, 가깝게 나가면 빨리 죽는 다고 했어. 가다가 톡 떨어져, 그러면 누구 불인가는 몰라도 사람 죽겠다고 그랬어. 남자불은 길죽해 가지고 꽁지가 달려서 불이 깜박깜박하지. 각시불은 대접만치럼 똥글하게 생겼지. 예전에는 그런 일들이 많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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