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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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군서면

목숨보다 족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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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죽의 아들이 어머니를 모시고 구림에서 살았는데 임진왜란 때 아무래도 외갓집이 든든할 것 같아 그리로 가기로 했어. 외갓집은 서호에 있는 임 목사의 본가라 거기에는 많은 장정을 거느리고 있으니 훨씬 안전했겠지. 거기가 어디냐면 지금 낭주 최씨 문각, 서호정 국사암 옆이 임 목사 집이였어.
 임씨 어머니를 모시고 배를 타고 갔는데, 가는 도중에 왜구한테 들켜버렸어. 당시 고죽의 아드님은 사십 중반이고 어머니는 육십 중반이었는디, 왜구가‘가진 것 모두 내놓으라’고 함시로, 검열하다 발견되면 죽인다 했어. 할 수 없이 가진 것 다 내놓았는데 왜구 놈이 볼 때 뭔가 수상하다 생각이 든거야. 그래서 각자 몸수색을 하는데, 아들의 허리에 뭔가 있는 거야. 그래갖고 왜구가 총을 겨누며“빨리 풀어라, 풀지 않으면 죽인다.”소리쳤어. 그란디, 아무리 죽인다 해도 품에 감춰논 것을 안 내놔.
 하도 발악하며 뺏기지 않으려 하자, 왜놈들이 귀중한 물건이 있는 갑다 생각이 들어서, 억지로 빼앗아 보니 다름 아닌 족보였어. 왜구들이 하도 어이가 없어서“이것이 생명보다 더 중요하냐.”하니,“그렇다, 이것이 없어지면 조상을 볼 면목이 없어 죽는 것보다 못하다”고 대답하더래.
 왜구들도 감복했는지 두 모자를 살려주고, 족보도 가져가라고 했다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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