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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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군서면

천석궁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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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림에 최씨 성을 가진 천석궁이 살았는디, 누구냐 하면 바로 최규O의 아버지예요. 최규O은 당시 경성제대를 졸업한 수재로서 육이오 전란 때 빨치산으로 몰려 희생된 사람으로 나중에 자세히 말하기로 하고, 이것은 그의 아버지에 대한 재미난 이야기요.
 최씨 어르신에게는 아주 특별한 손님이 있었는데 입맛 까다롭기로 유명 했는디, 그 손님은 닭을 잡아도 꼭 닭똥집만 먹고 나머지는 손도 안 댄다고 해요. 왜 조구도 꼭 창시만 먹고 고기는 안 먹는 사람들 있잖아. 그라고 닭똥집만 고집한 사람도 있나 봐요.
 아무튼 그 손님이 온다하면, 천석궁 부자답게 대접한다고 하인들을 동원해서 달구 새끼 열 마리를 잡았는데, 하인들 입장에서야 신이 났것제. 닭똥집만 먹고 나머지는 안 먹는 손님이 왔으니, 자신들이 차지할 나머지 고기를 생각하며 군침을 삼켰겠지.
 그런데 웬일인지 손님이 가고 나도 자기들이 차지할 닭고기가 나오지 않아. 아니 설령 닭똥집 외에 고기를 먹었다고 쳐도 열 마리를 다 먹을 수는 없잖아.
 나중에 보니 닭 장조림이 계속 나와. 그랑께 나머지 고기는 두고두고 먹을라고 장조림을 한 거야. 하인들이 할 말을 잃고,“그래서 부자 됐나보다”하고 다들 인정할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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