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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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군서면

어사둠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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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갑사 가는 길 개울가에 큰 바우가 세워져 있었어. 깎아 세운 듯한 사각 진 큰 바위가 있었어. 그 아래로도 널따란 바위가 쭉 이어져 있고, 둠벙이 아주 깊었제. 우리 동네 애기들 물놀이 장이었제. 조무래기 아이들은 좀 더 얕은데서 놀고. 이곳에는 두 가지 전설의 이야기가 있제.
 옛날에 한 어사양반이 여그로 낚시를 왔는 모양이여. 낚시를 하다 본께 고기는 안 잡히고 혀서 짜증도 나고 날도 더운디, 물이 하도 맑고 깨끗하니 좋으니께 수영을 했나보더라고, 그러다가 이자 힘이 들어서 나오려고 한디, 발을 헛디뎌서 빠져 죽은 것이여, 그렇코롬 죽어서 어사둠벙이라 불렀다는 이야기도 있어. 또 이곳에서 어사가 낚시를 했는디, 사람만한 크기의 잉어가 걸려서 땡기는디, 잘 안 나오는 거여. 그런디 사람 욕심이 꼭 잡고 싶은 것이제.
 욕심땜시 잡고 있다가 결국 그 물고기 힘을 못 이겨 물속으로 끌려 들어가서 죽었다는 전설도 있어.
 아무튼 큰 바우를 어사바우라 불렀제. 우리들 어렸을 때는 그 우에 올라가서 다이빙을 많이 했제. 때락바우라 올라가면 솔찬히 높제. 물이 깊은께 다이빙을 해도 안 다쳤어. 이웃동네 사람들도 이곳에서 멱을 많이 감았제. 지금은 세워진 어사바우는 깨져버리고 없고, 어사둠벙만 남아 있는 것이제. 도갑 저수지 막음시로 그 바위를 깨부렀제. 그 바위를 안 깨고 살려놨어야 한디 말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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