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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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미암면

병영 원님과 정씨 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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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 결혼하기 전에 우리 아버님한태 들은 얘긴디요, 우리 가문 산소가 성전에서 강진 쪽으로 가다보면 좌측으로 있어요. 옛날에 따라가서 봤는데 산소 두 개가 있고, 우리 정씨들 산인데, 그 산에가 명당이 있다고 가르쳐 줬어라.
 그란디 병영 원님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그 산소 위에 명당자리에 몰래 원님이 묘를 쓴다고 했어요. 원님이라서 얼마나 장례식이 휘황찬란했겠어요. 인자 사람들이 관을 뜸어서 그 높은 데까지 올라가서 묘를 쓸라고 했는디, 그때 우리 정씨들이 알고는 모여서 먼 연장들을 들고 올라가서 작대기로 밀고 해서, 관을 아래로 떠날 쳐 부렀는디, 그 원님이 떼굴떼굴 굴러가는 관을 따라 아무 말도 못 하고“아이고 아이고”소리만 했데요.
 원님이라 워낙 양반이라서 대나무로 만든 지팽이만 짚고서, 결국에는 거기다가 묘를 못 쓰고 다른 데로 가서 썼다고 했어요.
 그런 일이 있은 후 이삼 개월이 지나서, 똑똑하고 말께나 한 정씨들은 원님한테 불려가서 못 돌아오고, 또 안 불려가도 행방불명 되아 불고 했대요.
 이랬다가는 정씨들이 씨도 없이 말라 죽게 생겠다고 아낙네들이 자식을 데리고 핑핑 갈림하고, 밤에 몰래 숨어 불어서 경주이씨 들이 자기 본을 못 찾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했어요.
 그리고 또 마지막으로 정상O이란 내외분을 잡아다가, 서창에가 죄인을 가둔 큰 창고가 있어서 그 창고에다 가둬 났는디, 할아버지는 굶고 할머니는 물을 쬐금씩 먹었다 해요. 삼일 되는 날 창고가 이렇게 웅~웅 울면서 흔들리고, 천둥 벼락이 치고 그래서“이 사람은 잡아가둘 사람이 아니고, 죄인이 아니다”며 풀어주고, 그 이후로는 안 잡아 갔다고 했어요.
(조사자 : 그 할아버지는 어떻게 되었습니까?)
 장수하고 잘 살았다고 했어요. 서호면 회현에서도 많이 살았었는디, 그래서 지금도 정씨들이 흩어져서 살고, 형제를 못 찾고 있다가 물어 물어서 찾는 사람도 있고요.
 우리 가문에도 원님이 있어서, 그 명당 산을 샀다고 하든만. 그 원님이 살라고 했는디 못 사고, 우리 가문에서 샀다고 했어요. 그때는 우리 집에 원님 도포도 있었는디, 박물관에 기증해서 박물관에 보관되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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