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는 혼례를 올리면 시집을 바로 안 오고 친정에서 지내고 있었어요. 일 년 후에 신랑이 신부를 데리러 왔다고 해요. 우리 고조할머니가 혼례를 치른 후 삼년간 친정집에서 살았는데, 일 년이 못 되어 삼 개월 만에 서방님이 돌아가셨답니다.
 부고를 받고 백교자를 타고 시집에 와 보니까 일가친척도 없고, 네 살짜리 시아제만 한 분 있더랍니다. 아이고 내 신세야 하고 서방님 따라 저 세상으로 가야겠다고 생각 했는디, 어린 시아재가 눈앞에 밟혀서 내가 이래서는 안 되겠다 하고 다시 마음을 고쳐먹었답니다. 그래 잘 키워서 잘 살아야겠다고 독한 맘먹고 다짐하고 또 다짐해서 이렇게 일가를 이루고 후손들이 번창하게 되었답니다.
 시아재를 잘 길러서 교육시키고 여우살이도 하면서 가문을 이은 것이지라. 그 할머니 덕분에 지금 우리가 있는 겁니다. 지금은 문화마을 만들어서 사람들이 외지에서도 살려고 옵니다.
 윗대 선조들이 우리가 죽고 없더라고 할머니를 잊지 말고 비석이라도 세워서 그 뜻을 꼭 후대에 전하라고 간곡하게 말씀하셨지요. 그래서 후손들이 명심하여 열녀각을 건립하게 되었어요. 반남 박씨 집안에서 해마다 제사를 지내고 있지요. 지각은 위 잔등에 있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