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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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도포면

거북이 모양 마을


본문

  우리 구정마을은 거북이 형상입니다. 거북이와 관련된 지명이 있지요. 쩌그 앞에 있는 것이 거북이 머리에요. 거북이 머리가 월출산을 쳐다보고 있제라. 거기 가보면 상석이 하나 있고 칼 같은 것이 있다요.
 우리 선조들이 왜구를 피해서 이짝으로 이사를 왔다고 하제라. 저그 밭에다 월출산 바라보는 쪽으로 바위를 세워 두었다요. 칼바위라고 부르제라. 왜구를 막기 위해서 세웠다고 하든만요. 저 칼바위가 비바람에 자뿌러지니까 어른들이 다시 세워주는 걸 어렸을 때 봤지요. 마을 남쪽 밭에 세워놓았는데 지금도 있지요.
 도포는 물이 없는 디 우리 마을은 오 미터만 파내려가도 물이 나오니까 도포사람들이 우리 마을로 물 길르러 왔지요. 우물만 해도 큰 것이 네 개이고 개인집에도 우물을 파서 물을 먹을 정도이니께요. 여기는 먹는 물, 또 여기는 빨래할 물, 이렇게 따로 구분해서 물을 썼당게요. 장마철에 물이 많이 나오는 샘에서는 빨래할 물로 쓴 것이제라. 우리 마을처럼 우물이 많은 마을도 없을 것이요. 물 양도 풍부해서 그냥 파면 나와 분디라.
(조사자: 그러면 우물은 거북이 배에 해당되나요?)
 그러지라. 거북이 배라고 해야죠. 거북이 젖샘인거죠. 다 막어 불고 하나만 보존하자 해서 현재는 마을회관 옆에 있는 것만 보존되어 있지요. 생생하네요, 어렸을 때 아주머니들 물동이 이고 물 기르러 다니던 모습이.
(조사자: 거북이 꼬리는 어디인가요?)
 저기 거시기, 면사무소 가는데구만요. 천구백팔십년대 초까지만 해도 도포에 다 있었어요. 면사무소, 파출소, 우체국 등 도포에 있었지요. 그란디 거북이 등 뒤에다 면사무소를 옮기나 하고 말이 많았지라. 있는 지형을 건드리지 말고 살려야 한다고 항의도 많이 했었지요. 거북이 꼬리에 해당하는 지대를 짤라서 건물을 짓게 되니까요.
(조사자: 거북이 등은 어디에 있는가요?)
 거북이 등은 쩌그 나무 한 그루, 당산나무 보이지요, 거그가 거북이 등이제라. 소나무가 많이 있었제라. 큰 소나무가 두 그루 있었어요. 그러니까 소나무 동산이 거북이 등에 해당한다고 봐야지요. 그란디 천구백팔십년대에 노지수박을 많이 했는디, 거기다가 짚을 쟁이고 소도 묶어두고 하다본께 두 그루가 야실, 야실 죽어가더라고요. 그래서 금정면 국사봉에서 나무를 다섯 그루 가져와서, 거기 동산에다 세 그루 심었는디, 밭에가 게린다고 두 그루 죽여 불고 한 그루 살았제라. 그라고 우산각 옆에 한 그루, 동네 입구에 한 그루, 해서 두 그루 살았지요. 참, 아픔의 산인디, 금정 국사봉에서 가져온 다섯 그루 중에서 세 그루만 남은 것이제라.
(조사자: 거북이 다리는 어디인가요?)
 원래 마을 앞 들녘으로 앞다리 두 개가 딱 엎드려 있었지요. 그란디 거북이 다리에 해당되는 곳을 개간해서 흙을 파서 옮겨부렀지요. 영락없이 거북이가 다리를 쫙 뻗고 웅크린 모양이었지요. 옛날에는 요 앞까지 바다였다요. 사람들이 바다 타고 들어왔나 봅니다.
(조사자: 구정마을은 거북이 기운 받아 무병장수하시겠습니다.)
 네, 그렇습니다. 물이 많아서 그런지 술도 잘 드시지요. 바다가 있을 때에도 다른 마을과는 달리 우리 마을은 뒤쪽으로 논밭이 많이 있어서 부촌에 속했지요. 교육열도 대단합니다. 인물들이 많이 나왔지요. 거북이가 편안하게 안아주는 모양이어서 사람들이 잘 사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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