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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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도포면

썩어가던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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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집 영감이 오줌주머에 암 덩어리가 쪼만한 게 있어. 젊었을 때 기집질하고, 못된 짓해서 균이 옮겨온 거제. 불개미를 병에 담아 푹 삶아지도록 놔두었다가 먹어서 균이 없앤다고 했는데, 그것이 오줌주머에 쪼끔 남아서 자라난 거여. 그래가지고 배가 불러오는 거제. 믿음으로 제목을 해서 기도하면 낫을 수 있다고 해도 우리 집 영감은 말을 잘 안 들어.
 그래서 당뇨병에 걸린 팔십 세 영감 이야기를 해주었어. 그 영감은 발이 점점 시커멓게 썩어가까 병원에 갔더 짤라 내야 한다고 했대. 그래서 하루에 열 시간씩 삼일동안 기도를 했대. 제목을 정해서 감사 기도를 지극정성으로 한 거지.
 썩어가는 발을 짜르는 거나 아픈 발 부둥켜안고 하루 종일 절을 한다는 거나, 어디 쉬운 일이요. 죽기 살기로 매달린 거제. 기도를 하다보면 마음이 열린다요. 내가 지은 죄도 생각나고. 용서를 빌고 싶고. 마음도 내 마음 이겠구나 싶으께, 이해하게 되고.
 그렇게 사흘 지나 병원에 가까 의사가 하는 말, 점점 좋아지고 있으까 안 짤라도 된다고 하더래요. 다시 사흘 후에 가까 새살이 점점 나오고 있다고 하더라는 거여. 구일 만에 발이 거의 완치되었다고 병원에서 그랬대요. 참 신기할 일이요.
 이야기를 들은 우리 영감이 자기도 따라 하드라고 매일 정성을 다해서 빌고 또 빌드라고. 아 그런디, 얼마를 빌었나 어느 순간 보께, 그것이 사라져 버렸어, 참 신기한 일이지라. 그라더 이제는 영감이 내가 말하면 잘 따라 하드라고 얼매나 좋은지 몰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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