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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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도포면

디딜방아의 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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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에는 쌀이고 보리고 다 찧어 먹었어라. 우리 에래서 동네 아짐씨들이랑 디딜방아 볿을 때면 징상스럽다함시로도 그럭저럭 재미난 일도 있었어라. 밭에서 일하고 돌아와서 뻐쳐 죽겠는디 식구들 먹고 살아야한께 그라고 했지라.
 반은 잠이 막 쏟아져서 졸아감시로 잠결에 볿았단 마시. 잠결에 볿아도 금방 한 몸같이 딱딱 장단이 마졌지라. 전에는 어쩜 그라고 여자들만 부래 먹었으까 잉. 옛날에는 황소가 죽으면 며느리를 얻으라고 했어라. 며느리 혼자서 황소 한 마리 몫은 톡톡히 했당께요.
 하도 힘든께, 아짐씨들이 디딜방아 볿음시로 들 숭도 보면서 웃었지라. 구중새 같은 시아부지 숭도 보고, 호랑새 같은 시어매, 미련새 같이 답답한 서방님 숭보면서 웃고 그랬지라.
 그라고 심들어도 이바구 할 때는 심이 납디다. 한 밤중에 방에 찧다 배고픈께, 큰 바가지에다 김치 썰어 넣고 참지름 부서서 밥 비벼 먹으면 아무 반찬이 없이도 그라고 맛있었는디, 그런 재미없었으면 그 고상을 어찌게 넘겼겠어.
 같이 고상하고, 같이 울고 웃은께 다들 형제 같았는디, 그 때는 그랬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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