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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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도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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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놈들이 무지하게 뺏어갔어라우. 유기그릇을 안 뺏길라고 여그저그다 아무리 꼼쳐 나둬도, 다 뒤져서 가져갔어. 우리 집에서는 시암 속에다 빠쳐 놨는디, 어찌게 알고 다 건져갔어라. 사람을 내려 보내서 시암 속에 있는 유기를 건져 올립디다.
(조사자 : 유기를 가져간 대가로 어떤 것 주던가요?)
 아이고~ 맞아 죽지 않은 것만도 용하제, 뭘 주것소? 무조건 뺏어가지, 암것도 안 줘라. 그런 것 숨겼다고 잽혀 가기도 하고 징상나게 두드려 맞기도 한디, 엥키면 그냥 가야지, 뺏기면 그만이어. 집에 들어와서 여그 저그 뒤져서 다 가져가 부렀어.
 우리 친정집에 큰 유기그릇이 그라고 좋은 것이 있었는디, 꼭 징 마냥 크고 좋은 것을 시암 속에 숨겨 놨는디 어찌게 알고 뺏어가 버립디다.
 쌀도 들키면 그냥 뺏어 가버려. 별 요령을 다 펴도 귀신같이 찾아서 가져 가버려. 그란디 우리 아버지가 희한한 방법으로 꼼쳤어라. 다른 사람들은 나락 가마니를 둠벙 속에 담가놓거나, 논바닥을 파서 그 밑에 숭켜났다 들킨디, 우리 아버지는 나락을 그대로 짚더미에 쌓아 놉디다.
 나락을 훑어 내고 볏짚을 마당에 쌓아 둘 때, 볏집을 한 두름 깔고, 나락 달린 것을 한 두름 깔고, 또 볏짚 깔고 그렇게 차곡차곡 쌓아 두면 영락없이 그냥 볏짚더미로 보여라. 나락 달린 것은 안쪽으로 쌓은께, 밖에서는 볏짚만 보이지라.
 한 겨울에 쌀 떨어지면 쬐금씩 걷어서 홀태로 훑어서 해먹었지라. 혹시나 누구 볼까봐 망보고 그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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