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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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시종면

구렁이와 함께 산 처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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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날에 그 마을에서 한 크네기하고 총각이 좋아 지냈든 갑데. 그란디 결혼도 못하고 총각이 죽었어. 그랑께 도로가에다 묻었든 갑데.
 어느 날, 크네기 몇이 노물을 캐러 갔는디, 그 무덤가에서 이만한 구랭이가 나왔어라. 다른 크네기들은 바구리를 땡게 불고 내빼 부렀는디, 한 크네기걱서 구랭이를 보고 있었어. 그 크네기 눈에는 구랭이가 사람으로 보였는지, 그 구랭이크네기를 돌돌 감아 버렸어. 머리를 둘이 박고 있었디야.
 크네기가 구렁이를 감아갖고 그대로 집에 갔는디, 부모들이 놀래서 자빠져 부렀어. 딸내미가 같이 있을라 한께, 어쩔 수 없이 둘이 살게 했지. 아무리 해도 안 떨어져서 어디 가서 물어본께 당골래를 불러서 굿을 하라 하드라데.
 그래서 주렁강에서 큰 굿을 했제. 그래갖고 크네기하고 구렁이 하고 양쪽에 새내끼 달고 큰 굿을 하면 떨어질까 했는디 죽어도 안 떨어져. 결국 이 건네 저 건네 심을 합쳐“요~ 이~통”해서 묶어놓은 새내끼를 칼로 잘라 부렀어. 하니 물살이 쎄서 둘이 떠내려가 부렀어. 둘 다 물에 빠져분 것이제.
 나도 가보고 싶었는디, 어른들이 굿 보러 못 가게 했어. 주렁강에서 일어난 이야기제. 그 강을 석포라고도 한당께. 저 세상에 가서 둘이 행복하게 살았을 거라고 하더라고. 맴이 많이 아픈 야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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