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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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시종면

개고기 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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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스물한 살에 시집와서 스물세 살에 딸을 났어. 남편은 군대를 갔는디, 갔다 온 뒤로도 애기가 안 생겨. 우리 딸이 열네 살 먹어도 애기가 안 생겨.
 옛날에는 며느리들이 애기 못 나면 난린디, 우리 시어머니는 태평해. 우리 집안 당숙모가 그란디, 딸 나면 안 신다고 막 그랍디다. 자슥으로 안 신다는 말이제. 그란디 우리 딸을 나 놓고 개가 집안에서 죽었는디, 그 개를 해서 시아버지 약을 해드렸어라. 그랑께 내가 개 부정을 쩌부렀다고 합디다. 개 부정을 쩌서, 삼신이 때려 부러서 산모도 아프고 애기도 그랬다고 하대요.
 부정 탄 것을 누가 막것소, 조상님한테 부탁해야제. 그래서 나는 우리 선영에다가 워낙 정성을 드려서 우리 모녀가 그나마 괜찮다고 급디다. 부정을 뱃길라고 모시밭에다 밥 해놓고, 떡 해놓고 빌고. 낮에는 일하고 밤에 암도 모르게 혼자 가서 빌고 그랬어라. 그라고 오육대 조상 제사까지 다 지내고, 내가 밥은 못 먹어도 조상님들 밥은 꼭 올려놓고 그랬어라.
 그라고 우리 딸 다섯 살 먹었을 때, 여름에 마을 앞 샘터에 빠져서 둥둥 떠 있는 것을 시누이가 건져 내서 살았지라. 조상이 돌 본 것이제. 애기 때 젖배를 골아서 째끔 했는디, 그래도 잘 컸어라.
 그라고 내가 남편한테 그랬지라. 나는 늙어서 자슥 못 낳다는 말 안 들을라고 나 먹을 것 띠어서 딸하고 재지금 내주고, 새 사람 얻으라고 항께.“우리 집안은 서자는 안 신다”고 안 한다고 그랍디다.
 그런 딸이 시집가서 애기 둘 낳고 잘살고 있어요. 다 내가 공들인 것 인 갑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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