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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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시종면

밀주단속 피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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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주 단속이 심하던 시절 걸핏하면 세무서에서 단속반이 나왔어라. 뭐 영장이고 뭣이고 무조건 집으로 들어와서 안방이고 부엌이고 다 헤집고 다녔어. 사람들은 단속반이 올까봐 조마조마 하면서도 밀주를 담갔고, 그 사람들이 동네에 나타나면 모두 벌벌 떨었어라.
 그 당시는 돈이 없는 시절이라 쬐깐이라도 아낄라고 막걸리를 담았고, 또 그 도갓집 막걸리보다는 집에서 만든 쌀 막걸리가 입에 당겼응께 모다 담가 먹었지. 무섬시로도 직접 담는 막걸리를 포기하지는 못 했는지 나 에릴 적에는 집에 술 냄새 나는 술독이 항상 있었어.
 술밥을 고슬고슬 하게 해서 누룩을 섞어서 이불로 덮어 놓으면 그때부터 보글보글 기포가 올라오다가 술 익는 냄새가 진동하는디, 단속반이 오면 대번에 들켜버리지.
 동네 사람들 사이에는 단속반을 피했던 재미난 이야기가 전해 오는디, 에릴 때 들은 이야기지만 생생하게 기억해. 일단 동네 사람들은 밀주 단속반이 왔다 가면 그때 바로 술을 담궈. 단속반이 자주 안온께, 왔다간 사이가 젤 안전하다고 생각했제. 그란디 한 번은 우리 동네에 단속반이 금새 또 나와부렀어.
 사람들이 술항아리를 숨쿠느라고 마을에 난리가 나부렀어. 호박 넝쿨 속에 숨기기도 하고, 꼬랑창에 넣어놓기도 하고, 짚벼눌에 숨쿠기도 하고, 나뭇짐 속에 묻기도 했어.
 옆집 할머니는 단속반이 가차이 온께“올라믄 오라해라 우리 집은 술 없응께”하고 소락데기를 내질렀더니 그냥 지나갔다는 말도 있고, 어떤 아줌마는 단속반이 들어오자 그대로 이고 나가 항아리를 냇갈에 팟삭 깨버렸다고도 해.
 젤 재미있던 것은 단속반이 가차이 오자 우리 큰엄마가 옷을 훌러덩 벗고 시암에서 물을 찌클고 목욕을 한께 단속반이 놀래서 도망갔다고 해. 진짜로 우리 큰어머니 얘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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