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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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시종면

마한 왕 탄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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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조 옛날, 저그 월출산 자락에 부잣집이 있었는데, 슬하에 딸 하나밖에 없어서 애지중지 키웠는디, 어느 날 낮잠을 자다가 새가 날아와 딸의 신발에 씨 하나를 던져주고 가는 꿈을 꿨어. 너무 생생해서 이상하다 생각했지만 아직 시집도 안 간 딸에게 무슨 일이 있겠나 싶었어.
 그런데 어느 날부터 딸애가 헛구역질을 하더니 배가 불러오는 것이여. 하도 수상해서 의원을 불렀더니 태기가 분명하다는 거여. 그래서 딸에게 만나는 남자가 누구냐고 물었으나 딸애는 펄쩍 뛰며“무슨 소리냐, 나는 만난 남자가 없다”고 하는 것이여.
 몇 개월이 지나고 몸을 푸니 희한하게도 알을 낳았어. 남이 알면 큰일이다 싶어 알을 몰래 집 뒤 대샆에다 버렸는디. 며칠 후 거그서“왕왕”하며 큰 소리가 들려. 그래 가 보았더니 애기가 알에서 깨어나 소리치는 것이여. 그 아이의 겨드랑이에는 새의 깃털이 나 있었는디 그것을 뽑을라 하니 아이가 더 크게“왕왕”거려서 뽑을 수가 없었어.
 그 아이는 열 살이 되기 전에 배를 혼자 몰고 댕기고, 주변에 애덜을 모아서 배를 타고 댕김시로 고기를 잡았는디, 그가 갈 때는 금방 뒤에서 바람이 불어와 배를 밀어주고, 그가 간 곳에는 고기가 바글바글 했어.
 어느새 그 아이 주변에는 수백 명의 애덜이 따라 댕기고, 모두 그 아이를 대장으로 인정했어. 그가 열다섯이 되자 그를 따르는 자가 수백 명에 이르렀고, 그를 사위 삼으려는 사람도 수십 명에 달했어. 그가 스무 살이 될 때 백여 척의 배를 가졌으며, 삼천여 명의 병사를 거느린 대장이 되어 부렀당게.
 그는 밤이면 비호처럼 날아댕김시로 민심을 살핀 까닭에 싸우지 않고도 이웃을 정복하는 신통력을 발휘했어. 그가 여그 마한 부족을 다스린 왕이었어. 그들이 죽으면 시체를 알처럼 생긴 옹기에다 묻었어. 따뜻한 곳에 잘 보존하면 언젠가 다시 부활한다고 믿었제. 여러 개를 포개 묻어서 가족이 한꺼번에 부활하기를 기원했어. 아마 이것이 요즘 우리 영산강변에서 발견되는 옹관이 아닌가 몰라. 사람이 죽으면 옹구 두 개 주뎅이포개서 거그다 묻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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