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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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신북면

귀국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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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일본에서 낳아서 살았는디, 열여섯 살에 전쟁 끝나고 조선인이라고 나가라 한께, 거그서 살았던 식구들 전부 배타고 돌아 왔어라. 일본 어느 농촌에서 살다가 보따리 싸서 기차타고 배 타러 간께, 거그서 한국 사람인지 검사하고 배를 태웁디다.
 귀국선 탄디, 여권 같은 것은 없고, 일본 검시관이 이것저것 따져 묻고, 조선인이면 타라 했어라. 고향이 어딘지, 조선말을 하는지 물어보고 그랬는디, 제대로 말 못하면 그냥 어디로 데려갑디다. 우리 큰 올케는 한국 사람이어도 한국말이 서툰께, 고생깨나 했어라. 우리 큰집 오빠, 사촌, 재종 등 여러 명이 같이 나와서 올 수 있었지. 나는 열여섯인디 어린께 안 물어봅디다.
 귀국선 타고 오는디, 짐짝이랑 사람이랑 섞여서 왔는디, 무지하게 춥고, 배는 가랑잎처럼 흔들리고 그랬어라. 부산에 도착해서 하룻밤 자고, 거그서 재워줍디다. 그라고 다시 배를 타고 목포에 와서, 또 발동기를 탔는디, 저기 남해포에서 내렸어라. 삼월 스무사흘에 출발해서 여그 도착한께, 스무아흐레 날입디다. 오 일 만에 들어 왔지라.
 여기가 아부지 고향이라 그나마 집하고 밭이 있어서 왔는디, 불도 없고, 여기는 사람 사는데 못 덴다 했어라. 여름이면 모깃불 피워놓고 간대 세워놓고 살았어라. 호랑이 오면 방패한다고 간대 세웠는디, 간대는 속 빈 것이라 짐승이 재수 없다 합디다. 그때만 해도 호랭이가 있었다 합디다. 호랭이가 개를 물어 갖다고 훤할 때 쫓아갔더니 학동 있는데서 호랭이 새끼들이 나와서 도망쳐 왔다 합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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