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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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신북면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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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덜은 안 해 본 일이 없어라. 일제 때 열세 살이었는디, 그 때 일이 기억나지라. 인공 때는 징하게 지껴서 텔레비에 나오면 보덜 안 해라.
 전에는 나주원예고등학교 나오면 출세 했는디, 군수, 면장 하면서 면사무소 출입하고 댕겼지. 그때는 마을 이장을 이사장이라 했어라. 그래도 글께나 읽고 하는 유식쟁이가 이사장을 한께, 다들 부러워 했지라. 일본놈 앞잽이라 하고 이사장이 배급도 나눠주고, 공출도 댕기고 했는디 능력 있어서 이사장한 것이 뭐가 죄것소.
 해방 되고 이사장을 구장이라고 했어라. 말하자면 지역구 이장이란 말인디 구장들이 한 일이 많았지라. 월급쟁이는 아니어도 면사무소에 뻔질나게 댕김시러 큰 소리 치고 댕겼어.
 그란디 인민군이 들어온께, 그런 놈들을 반동이라 해서 싹 잡아들이니 이것이 날리지. 전에 이사장 한 사람이나 구장 쪼간 해먹은 사람도 다 반동이라 해서 잡아갔어라. 그 사람만 그란 것이 아니고 그 집안 식구덜 까지 싹 반동이라 해서 잡아가 죽이고 그랬지. 인민군이 선동한께 마을에서 옆에서 다 갈쳐준께 알지라.
 구장을 쳐 넣고, 이사장까지 찾아내서 잡아간 시절이라 경찰이나 군인 가족은 살아날 수가 없었제라. 그랑께 피란가고 숨어 부렀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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