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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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신북면

뿌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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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뿌사리가 징나면 무서워. 소도 뿔데기 날 때가 있당께. 옛날에“뿌사리배창시를 걸고 다녔다”했어라. 징나면 사람을 받쳐서 뿔로 배창시를 찔러 분단께. 소는 앞만 보고 옆을 잘 안 본다 한께, 산으로 도망가.
 그랑께 우리 집에서 뿌사리는 안 키우고 암소만 키웠어라. 힘 좋은께, 농사 지을라면 뿌사리 키우더만, 우리는 무서워서 안 키웠어라.
 장암 아재는 뿌사리를 잘 다루니까, 징난 뿌사리를 탁 잡아. 코뚜레를 잡아서 올려 불면, 쇳바닥을 이라고 내놔. 그라믄 자기 이빨로 소 쇳바닥을 씹어 불면 항복 한다 합디다. 쇳바닥을 물리고 나면 쇠죽을 못 먹은께, 잘 못 씹고 이라고 옆으로 핥아서 먹지.
 어쩌다 뿌사리끼리 질에서 만나면 징하게 싸웠어라. 막 들이받고, 눈이 휘뻔득하니 부라리고, 입에서는 허연 거품 물고 대고 받아 부러라우. 뿔로 받아 분께, 피가 질질 나고 그라제. 사람이 가운데 끼면 큰 사단 난께 멀리서 댕겨도 소양 없어. 대나무 꺾어다 막 눈 앞에다 후려 때려서 떼내야 해.
 뿌사리가 암소를 만나면 징이 나서 얼마나 올라타던지 큰 일 난당께. 그랑께 에릴 때 불알을 까불어야 한디, 안 그라면 징해. 하도 징한 사람 보면“불알 안 깐 뿌사리 같다”하는 말이 다 그 말이어.
 우리 집 양반은 떡대는 커도 암소를 키웠지 뿌사리는 안 키웠어라. 암소는 순둥이어. 옛날에는 마냥 키웠지. 쟁기질해서 사니 뿌사리 안 키우고 못 살았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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