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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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신북면

주인있는 혼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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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삶시로 딱 두 번 혼불을 봤어라. 한 번은 저 쪽 집에서 이만한 불덩이가 일로 흔들흔들 오더니 내 바로 앞 나무둥치 아래로 뚝 떨어지더니 훤 합디다. 이만큼 한 아름 크기인디 동그라니 삘게. 떨어진 자리가 훤 해서 무사서 도저히 집에 못 들어가고, 뒤로 돌아서 서방을 찾아 다녔어라. 나중에 본께, 닷새 후에 그 집 여자가 죽었어.
 그라고 몇 년 후에 또 봤어라. 우리 동네 가게 술집에서 나옵디다. 희한한 것이 이번에는 꼬리가 달려갖고 치렁치렁 해. 크기는 전에 것 마냥 요만치 두 자 정도 된 크기인디, 달마니로 빨개 가지고 둥실둥실 떠 가. 꼬리가 흔들흔들 붙어있어. 저쪽 냇갈로 가더라고.
 전에 어른들 말로는 혼불을 보며“저 집 불 나간다, 가까운 데로 떨어지면 금방 돌아가시겠네”그랬어. 그랑께 가까운데 떨어지면 하루 이틀 새로 일이 벌어지고, 먼 곳에 떨어지면 며칠 더 있다 죽는다고 해.
 그 혼불이 다 주인이 있다 해. 그 집에도 여러 사람이 있었는디, 혼불 주인은 꼭 그 집 주인이라 해. 다른 사람이 있어도 혼불은 집 주인 것이지.
 혼불 나가는 것을 막을라면 방을 창호지로 다 막아 불면 된다고 했는디, 뺀한 틈이 없어야 해. 바늘구멍만 있어도 나간다 했어.
 장심이 쎈 사람은 혼불이 안 보이고, 장심이 약한 사람 눈에 잘 보인다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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