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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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금정면

대나무밭 도깨비 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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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날에는 그라고 도채비가 많았서라. 사방데서 도채비불이 보였는디, 어째 요새 시상에는 안 보이께라우. 여그 마을 주변에 대삽이 많지라. 그 근방에는 도채비불이 요라고 요라고 흔들흔들 하면서 돌아다녔는디 많이도 봤어라. 요맨(주먹 두 개 합친 모양) 해갖고 우아래로 흔들흔들 하다가 훅 달아나서 저기에 다시 나타나고 그랬어라.
 도채비 야그도 무지 많고, 어른들이 거 싸리빗자루를 밖에다 내놓지 마라고 했어. 그라믄 도채비 생긴다고, 빗자루에 피가 묻으면 무조건 도채비가 된다고 했어. 그라고 제일 조심해야 될 것은 쇠고기를 날것으로 들고 오면 도채비 붙는다 해. 어쩔 때는 돼지고기에도 붙는다는 말이 있어라.
 언제 우리 동네 아저씨가 돼지고기 사 갖고, 지게에 한나 물건을 지고 오는데 저기 마을 우게 산모퉁이에서 도채비를 만났어라. 거기 질갓에다 딱 지게를 요로코롬 눕혀놓고, 사람만 쏙 빠져나가서 밤새내 돌아 다녔대. 이 동네 저 동네 대삽이라고는 모두 다 돌아다녔는데 도채비들이 팔짱을 끼고 거의 날아다녔다해. 그 빽빽한 대나무밭이 훤하게 질이 뚫린 것처럼 터져서 막 돌아다녔는디 몸에 상처하나 나지 않았다 하고, 아침에 가 본께 거 지게가 요라고 사람만 빠져나가고 그대로 있었다 해요.
 아무리 장심 쎈 사람도 도채비 홀려서 뺑뺑 돌아다니고, 뭐시냐 막 바다에도 들어가고 물이 질로 보인다는디 그래갖고 그냥 들어가제. 옷에 뻘 묻어서 아침에 들어와. 얼척 없이 돼갖고 돌아와. 요즘에는 왜 그런 것들이 안 보인가 몰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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