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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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금정면

호식과 시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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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요 아래 남송리 용반에서 시집 왔는디, 나 시집 온께 여그서는 호랭이 운다고 하대요. 보진 않았는디 밭에 발퇴죽이 있었어요. 요라고 커. 그라고 불 있잖아요, 호랭이 불을 봤어라. 참말로 봤소야. 삘가니 두 개가 훤해 가지고 있어. 사람 혼불은 요렇게 둥실둥실 가는디, 그거는 진짜 짐승불이여.
저기 가면 호랭이 사는 큰 바위‘버산이’굴이 있어라우. 옛날에는 호랭이가 사람을 업고 갔다고 하는 얘기가 있었는디. 저 굴 밑에서 밭 메다가 해름에 호랭이가 업어가 버렸다고 하대요.
 호랭이한테 잡아먹히면 머리하고 옷만 남아 있는디, 사람들이“호식 당했다”했어라우. 호랭이도 사람 머리는 안 묵은가 봐요. 호식 당한 곳에다, 그 자리에다 머리하고 옷을 묻고 시루를 엎어 놓았어라. 거 원통한 혼이 구천을 떠 돈다고 나오지 말라고 시루를 엎어 논다는디, 구멍이 많응께 못 나온다고 하드라고. 내가 뭘 알아야제. 내용은 잘 몰것는디, 아무튼 호식하면 거기에 시루를 덮은 것은 알아.
 우리 마을이 억신억신 했는디 옛날에는 호랭이 무선께 여자들은 밖에 못 나가. 그랑께 들에 가면 밝은 옷을 입으라고 했어요. 호랭이 겁 줄라고 그랬을까 몰것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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