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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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금정면

문수봉 아래 천녀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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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녀궁 이야기는 직접 가서 봐야지 안보면 손해야. 가는 길도 멀지 않고 경치도 존께, 가면서 얘기 하더라고.
(일행은 이장님의 안내로 쌍계사 계곡을 향해 올라갔다.)
 옛날에는 이 길에 절을 찾는 사람도 많았겠지만 천녀궁을 찾는 여자들도 꽤나 됐을 걸. 우리 소실 적에는 이곳 계곡에서 목욕을 했는디, 낮에는 남자들이, 저녁에는 여자들이 떼 지어 올라왔어. 그 때 우연히 들었던 얘기가 천녀궁에 관한 것인디, 무지 야해. 천녀궁을‘여궁석’이라고도 했는디 그 옆에 남근석이 있어서 그렇게 불렀나봐.
(일행은 어느덧 쌍계사 석장승에 이르렀다.)
 이 석장승이 한 때는 없어질 뻔 했어. 사십여 년 전쯤 누군가 이 장승을 끌고 내려가다 마을 사람들한테 붙잡혀서 다시 원 자리에 갖다 논거야.
(조사자 : 이 장승이 다른 장승보다 훨씬 큰데 어떻게 가지고 내려갔어요?)
 내가 보지는 못했지만 이 장승은 경운기로는 택도 없은께, 아마도 포크레인으로 옮겼겠지. 아무튼 아랫마을에서 큰 트럭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잡혔어.
(조사자 : 장승을 가져가려고 한 사람들이 누구에요?)
 왜 서울에 큰 박물관인가, 민속촌인가 하는 곳에 전국에서 가져온 장승이 어머어마 한디, 그곳 부자가 이것도 원해서 중간 운반책을 끼어서 가져갈라고 했나봐.
(일행은 남근석과 여궁석이 있는 곳에 도착했다.)
 이것 봐 남근석 크기가 대단하지. 못해도 사람 키 세 배쯤 되겠지. 그라고 여궁석은 쩌그 계곡 가운데 있어. 남궁석은 자연석 원석인디, 저 여궁석은 사람이 돌로 갈아서 만든 것이여. 얼마나 많은 사람이 오가며 도팍을 문질렀으면 저렇게 구녕이 뚫어졌겄어.
(조사자 : 누가 뚫었어요?)
 아, 거, 여자들이 뚫었제. 아들 낳게 해달라고도 빌고, 부부 관계도 좋아지라고 빌면서 도팍을 팍팍 문질렀겠지. 도팍을 문질러 돌가루가 생기면 손가락에 침을 볼라서 찧어 먹으면 효과가 있다고 소문났었어. 어쩐 사람은“찰떡에다 볼라다 남편에게 주면 정력이 쎄 진다”고도 하고, 아무튼 남편에게 먹여도 효과가 있었나봐. 자식 없는 여자가 여기 와서 치성 드리고, 애가 들어섰고, 딸만 여섯 낳던 아낙이 여기 왔다가서 아들 낳았다는 얘기도 있어.
(조사자 : 그런데 왜 천녀궁이라고 했어요.)
 천녀궁 이야기는 그냥 들은 소린디, 하늘의 선녀가 이곳으로 목욕하러 내려왔다가 남근석을 만진 바람에 아이를 낳았고, 그래갖고 자손들이 마을을 이루었다고 해. 그 후 이곳 여궁석을 갈아 마시면 아들을 낳는다는 소문이 생겼고, 실제로 먼 곳에서 여그까지 온 사람들이 많았어.
 근디 재미있는 것은 남자가 여궁석을 만지면 바람이 나고, 여자가 남근석을 만지면 또 바람이 든다고 했지.
 더 재미있는 얘기는 여기를 찾아오는 여인들에게 혼을 뺏긴 파계승들이 쌍계사에는 많았고, 그래갖고 주지가 이 남근석을 자뿔차 버렸는디, 그래서였는지 절은 기력이 쇠해서 폐사해 버렸고, 훗날 마을 사람들이 남근을 다시 세웠다고 하더라고.
 사람이 많이 올 때는 자기 차례를 기다리며 숲 속에서 대기한 사람이 장승계곡을 따라 꼬리를 물었다 해. 지금은 암도 안 오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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