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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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금정면

말머리 뫼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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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그 요 뫼똥 있지라. 외지 사람들이 이걸 보면“누구 묏이 이런 곳에 있다우?”라고 묻는디, 사실은 이것은 묘가 아니라 말머리 뫼똥이요. 말 대가리를 모아서 묻어 논 뫼똥이어라. 우리 마을에서는 매년 정월 보름에 당산제를 지내는 디, 저기 윗동네 상당에서 하루 전날 초저녁에 제를 올리고 징과 꽹맹이를 하면서 놀고 끝나면 거기에 음식을 묻고 내려와요.
 여자들은 따라만 다녔제. 남자들이 다 하니까. 제사를 담당하는 제주가 두 사람이 정해지면, 그 사람들이 음식준비를 다 하니까. 음식을 할 때는 맨 처음 상당에다 올릴 음식을 석작에다 담아두고, 그 다음 중당 치를 석작에다 담고, 마지막으로 하당 치 음식을 따로 구별해서 담아. 섞이면 안 되고 다 용처가 있어라.
 저기 중당에서 열 시에서 열한 시 사이에 제를 다시 올리고, 거기 제당에 제기 넣어두는 곳에서 음식을 나눠 먹고 쉬었다가, 새벽에 하당으로 내려와서 또 제를 지내는데 제일 크게 지내요. 상당과 중당에서는 적게 차려서 제를 지내드라도, 하당에서는 반드시 머리를 올려서 제를 지내요. 여기다 걸게 차라놓고꽹맹이 뚜들면서 재밌게 놀았제. 북도 치고 놀아요.
 뭐시기 어쩔 때는 말머리를 올리기도 하고, 어쩔 때는 소머리, 돼지머리를 올리기도 하는디, 돈 사정에 따라 달라. 나는 말머리를 올린 것은 보지 못했어. 마지막으로 젯상에 올렸던 돼지머리나 소머리를 가져다가 말머리 뫼똥에 묻어.
 보통 다른 곳에서는 제물을 나눠 먹는디. 우리는 돼지머리는 안 먹고 묻어줘. 아마 신에게 온전히 바친다는 뜻인가 보더라고.
 제 지내기 전에 미리 황토 흙을 가져다 놓고, 뫼똥 상단을 약간 파서 소머리를 묻고 황토를 덮어. 그랑께 뫼똥이 매년 커지지. 나중에 보면 개나 괴댁이들이 파먹기도 한디, 크게 신경 쓰지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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