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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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덕진면

장수의 곡소리


본문

  예전에 들은 이야기여. 벽계리 뒤 동백정 위에 장수바우라고 있어. 그 장수바우에 대한 얘기야.
 옛날에 몸이 황소처럼 크고 손과 발이 우덜 손보다 몇 갑절 큰 장수가 있었대. 그 장수는 이 워낙 세다 보니 마을의 든 일은 다 하고 다녔제.
 마을에 보가 터지면 커다란 돌덩이를 휙 들어 날려서 보를 메워주고, 나무를 벨라 하면 번쩍 들어 뽑아 주었제. 이 마을은 그래서 그런지 싸나운 짐승들이 얼씬도 못 했지라.
 그란디 이 장수가 한 번씩 야수가 되아갖고 무시무시한 소리를 내는 것이여. 그 소리가 영락없이 곡하는 소리라 마을 사람들은 무서워했제. 그란디 곡소리가 날 때 마다 꼭 사람이 하나씩 죽어나가.
 그랑께 동네 사람들은 이 장수를 멀리 쫓고 싶어서라. 아무리 마을에 도움이 되어도 곡소리가 언제 날지 몰라 벌벌 떨었다니까. 그란디 옛날에는 다들 신을 삼고 그랐지 않았수. 장수도 이녁 신을 만들어 신었제.
 그란디 그 날은 하늘이 묘하게 이상했다 합디다. 장수가 신을 삼으며 발을 쭈욱 밀어분께, 요상하게 바우가 다 바사삭 깨져버렸어. 그 바우들이 산 아래로 굴러가 마을에 피해를 주었지라. 장수가 앉았던 자리는 푸욱 하니 패여 있었지라. 뭔 힘이 그리 쎄던지 그 큰 바우도 깨져불고 장수는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구만.
 장수가 앉았던 자리는 우리 같은 사람은 한쪽 밖에 안 돼. 그 자리가 아주 번질번질 하제. 지금도 남아 있어라. 그런디 왜 장수가 사라져버렸는지 그거는 아직도 알 수 가 없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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