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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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덕진면

벌레가 된 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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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한 부부가 딸만 싯을 나아서 기름시로, 아들이 없어 고심하던 터에 네 번째 아들을 낳게 되었는디, 아기가 또 얼마나 건강하고 튼튼하든지 놀랠 정도였어요.
 그러던 어느 날 지나가던 스님이 와서“아기 난지 며칠이나 되았오”하고 묻기에“일주일 되았오”하고 대답을 하니,“아주머니 밥 지으러 나가지요”하고 묻더라는 것이오. 그래서“예”라고 대답한께,“그럼 아기 위에 떡시루를 엎어 놓고 가서 밥을 지으쇼”하더라는 것이여. 그래서 스님이 뭔 존 일을 줄라고 그란가 보다 하고는 시키는 대로 했어요.
 그런디 이번엔 스님이 남편을 만나“떡시루를 밭에다 놓아두시오”하고 가는 거여. 그래서 남편이 이상해서 얼른 집에 와서“떡시루 어디 있는가”하고 아내에게 물으니“방에 있어요”라고 대답하고, 둘이 방에 들어와 떡시루를 드니 그곳에 아기는 없고 깨버러지가 가득하여 서로 엉켜 있는 것이여.
 그래서 남편이 얼른 그 떡시루를 밭에 갖다 버리고 집에 온께, 마누라가 애기가 없어져 부렀다고 대성통곡을 하는 것이여. 그 모습을 본 남편이“우리가 벌레를 함부로 죽여서 이런 일이 생겼는가 보다”하고는 아침 저녁으로 하늘에 빌었어라.
 그러자 스님이 다시 와서는“튼튼한 아기를 가지게 될 것이니 잘 기르시오”하고는 가는 것이여, 그 후 아들 셋을 낳고 잘 살았다고 합디다. 작은 벌레라도 귀중히 보라는 이야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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