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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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덕진면

잠자는 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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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동네에는 잠자는 거인이 있어요. 정말 겁나게 커라. 언젠가는 그 거인이 잠에서 깨어난다고 했어라. 거인이 깨어나면 온 시상이 깜짝 놀랄 거여. 왜냐 하면 그 거인을 닮은 위대한 지도자가 나타날 것이라고 했거등.
 그 거인을 닮은 위대한 인물이 나오게 되면 수천 년 동안 땅에 누워서 잠자고 있는 거인도 눈을 뜨고 자리를 툴툴 털고 일어날 것잉께 말이제. 긍께, 저 거인을 닮은 인물이 땅에 누워 있는 어마어마하게 큰 거인의 정기를 받아 태어나게 되면 얼매나 큰일을 하겄어. 태어난 그 인물은 땅에 누워있는 거인의 분신이여라.
 그 거인을 볼라믄 월평리 앞에 있는 삼포천 둑에서 봐야 제대로 보여라. 쩌그 저 고등학교 쪽에 있는 류씨네 선산이 있는 삼각형 산이 머리여라. 그라고 차가 댕니는 도로를 건너서 질쭉하게 보이는 산이 목에서 가슴, 배, 허리까지의 몸뚱아리고, 그 옆으로 뽀짝 솟아있는 호산이 다리여라.
 그랑께 류씨네 선산으로부터 호산까지가 사람이여, 사람. 엄청나게 크제. 그라고 그 사람이 누워서 다리를 세우고 누워 있는디, 그것을 보면 죽은 사람이 아니라 살아있는 사람이라는 증거여라.
 그 거인의 몸뚱아리에 동네가 생기고, 밭이 생기고, 양계장이 생겨서 아쉽기는 하지만 그것이 다 사람을 살리려고 그런 것잉께, 나쁜 일은 아니라고 봐야제. 근디 처음 모습이 저렇게 파괴되어 부러서 아쉽기는 해.
 암튼, 옛날부터 그 거인이 일어나면 시끄러운 세상이 사라지고, 모든 사람이 잘 사는 평화로운 세상이 올 것이라는 말이 있응께, 기다려 봐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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