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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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덕진면

돈수재 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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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칠십 년대는 가난한 서민들은 초등학교에 들어 갈 수 없었지. 중학교는 더더욱 그랬고. 그런 애들은 부산 서울 등지의 공장으로 일하러 많이 들 갔었어.
 우리 마을도 예외는 아니어서 학교에 들어가지 못한 애들이 많았지. 나는 그때에 다행히도 운 좋게 대학을 다니고 있었어. 내가 쬐금 공부는 했었나 봐. 우리 엄마가 자식덜 욕심이 많으셨지. 어떻게든 가르킬라고 했은께.
 학교에 가지 못하는 동생들이 너무 짠해서 하루는 그 방법을 생각해 냈어. 방학 때 걔들을 가르칠 수 있는 야학을 열기로 했어. 공간을 물색하던 중 문중 어르신들의 도움을 받아 제주양씨 돈수재에서 야학을 열 수 있었제.
 그간 학교에 못 갔던 동네 동생들 십여 명이 모여 들었어. 오후 두 시부터 저녁 열 시까지 영어 수학 국어 역사를 가르쳤고, 혼자서 독학하는 방법을 주로 가르쳤던 것 같어. 검정고시를 거쳐 학력을 인정받는 방법도 가르쳐주고 그랬어.
 배움이 부족 했던 문중 어르신들은 매우 반기시면서 추울까 방에 불을 충분히 지펴 주시곤 하셨지. 또 한학에 학식이 높으신 어르신은 야학이 끝나는 자정까지 기다렸다가 씨족사와 선조들에 대해서 열심히 설명해 주시기도 했어. 그때 나도 더 많은 것들을 어르신에게 배웠던 것 같어.
 매 해 방학 때마다 이 야학은 계속되었어. 그리고 그 때의 동생들은 자기 갈 길을 잘 가게 되었지. 잘 되었다는 얘길 들을 때마다 마음이 뿌듯해. 명절 때 만나면 고맙다는 인사를 지금도 하며 그 때 야학 했던 때를 떠올리곤 하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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