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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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덕진면

한석봉이 공부한 영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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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석봉이 엄니가 떡 장시하고, 아들하고 떡 썰기 시합했다는 이야기 들어봤지라. 그란디 그 얘기가 나온 곳이 여그라는 말 들어봤오?
 여그 영보마을에는 거창 신씨들이 많이 사는디, 그중에 조선시대 유명한 문인이 계셨는디, 신희남 선생이 한석봉을 가르친 스승이어. 그 양반이 한석봉이를 여그서 가르쳤당께.
 한석봉이는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고 어렵게 살다가 부친 친구가 소개해서, 여그 신씨 문인 아래서 공부하게 되었는디, 열두 살부터 따라 댕겼다 해. 석봉이 공부한 곳이 농덕리 들구실이었어. 그랑께 여그 근방에서 한 것은 틀림없는디, 아마도 신씨 본가 어디에서 있었것제.
 아들을 공부하러 보내놓고 한석봉 어머니도 여그 영암으로 내려와서 아들을 보살폈는디, 그 엄니가 살던 곳이 쩌그 아천포 근방에 한씨들이 사는 한세미등이라 합디다. 아무래도 바다 근처라 먹을 것이 더 있었것지라. 틈틈이 떡을 해서 팔았는디, 근처 장터를 돌아 댕김시로 팔았어요.
 혹시나 아들이라도 보면 뭣이라도 주고 싶어서 여그 영암장터에도 왔다갔다 했것지라. 그란디 엄니가 보고 싶어서 한석봉이가 밤에 찾아갔다는 이야기가 나온 것이제. 학교 책에 나온 이야기가 그것이어라.
 그랑께 인자 막 여그 왔을 때 에린께 그랬것제. 겨우 열두 살인께, 초등학교 오륙학년 아니어. 엄니가 얼마나 보고 싶었으면 거까지 갔것어.
 여그 둔덕에서 군서 아천까지는 한 삼십 리는 된께, 걸어서 두어 시간은 족히 걸리제. 에린 것이 두어 시간을 걸을라면 힘들제, 그것도 밤에 무선디 혼자 갈라면 보통 힘든 게 아니지. 그란디 매몰차게 내보내 버렸으니, 엄니가 그라고 강하게 키운께, 성공해서 과거급제까지 하고 최고의 문필가로 유명해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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