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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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미암면

더러운 것이 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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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그 바다 막 전에 한동안은 하래 두 번씩 지렁이 파로 다녔어라. 그라고 저녁에는 또 전 불 들고 주어서 애갈칠라고 폴고 와갖고, 또 꺼생이 잡으로 가고 그랬어라.
 갯지렁이 파 전에 여자들은 잡고, 꿀 까고, 시하 잡어서 폴고 그랬는디, 갯지렁이 나온께 그것 파로 댕기면,“저렇게 더런 것을 으째서 파로 댕긴다우”하고, 처음에는 모른께 그랬는디, 해본께 그것이 돈이여.
 처음에는 겁나 많이 잡었어. 지렁이는 손으로 파고, 시화는 잘잘한께 그물 만들어갖고 쪽대 처럼 밀고 다녀. 여그 시하처럼 맛난 데는 없어라.
 갯지렁이 잡으로 가면 서로 더 많이 잡을라고 막 뻔득뻔득 했었어라. 지렁이 잡으로 갈 때는 배타고 나간디, 삼천 원도 주고, 오천 원도 주고, 으짤 때는 공짜로도 가고 그랬어라. 뻘등에 내려주면 거그서 파다가 물차면 배타고 들어와라.
 그때는 지렁이를 일본으로 수출한다고 하든만. 우리가 지렁이를 파갖고 가면, 이렇게 바구니에 비면 덩어리가 딱 져. 산 놈은 안 떨어질라고 서로 붙어. 인자 땅에 떨어진 놈은 빼불어. 그라고 상처 난 것도 다 주워내불고, 우리한테는 골라 내불고 계산한디, 즈그들은 그것을 낙수질한데다 또 폴아 먹어라.
(조사자 : 갯지렁이를 몇 년이나 잡았습니까?)
 한 십 년은 잡었지라. 그 때는 돈도 많이 벌고 그랬어라. 남자들은 겁나 많이 잡고, 한집에서 둘씩도 다니고 그랬제. 인자 지렁이를 파본께, 그것이 돈이 된께 모다 지렁이 파로 댕제.
 지렁이 잡으로 갈 때는 빈손으로 간디, 올 때는 돈을 한 주먹씩 들고 와. 그랑께 지렁이 팔지 모른 여자들은 울들 보면 부러워서 으짤지 몰라. 울들오져 죽것는디.
 그때가 좋았어라, 밑천 안 들고 돈 번 일이 있었은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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