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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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미암면

내 발등에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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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시상은 있으나 없으나 다 배부르게 먹고 못 먹고 산 사람은 하나도 없는디, 지금도 그때 생각하면 우리 새끼들 생각하면 짠해 죽것어라. 자석들은 많고 배가 고픈디 셋젖도 못 주고 어떻게 칠 남매 자식들을 키웠는지 모르것어라.
(조사자 : 셋젖이 무슨 말입니까?)
 여름에 밭 메다가 세참 때, 그랑께 세 때 애기 젖 미기로 가야 쓴지 못 간께, 애기들이 얼마나 배 고파겄소, 옛날에는 죽석 자리라고 대나무 엮어서 만든 자리에다 눕혀 놓고 밭 메로 가제. 애기들 셋젖도 못주고 있다가 점심때 밥 먹으로 가면 애기가 얼마나 배가 고프면 울다가 나대다가 뒤꿈치가 다 베깨지고 그랬것오.
 인자 밥 먹으로 가면 애기가 배고픈께 똥 집어먹고 있으면 부모 마음은 으짜겄소. 지가 싼 똥을 집어먹고 살았응께, 참말로 어처구니 없는 시상 살었지라.
 애기가 배고파서 울어도 내가 죽것은께, 애기야 디지면 디지고 살면 살고, 그렇게 자식 귀한지 모르고 살았제. 셋젖도 못 얻어먹고 있다가 엄마 보면 젖 주라고 궁굴고 울어도 내가 목말라 죽것은께, 내가 죽것은께, 내가 먼저 물 먹고 애기 젖 주제. 그랑께‘내 발등에 불, 애기 발등에 불’그런 말이 있제. 내가 살아야 애기 젖도 준께.
(조사자 : 똥 집어먹고 있으면 짜납지 않았나요?)
 짜납제, 으째 안 짜납겄소. 미치게 짜납제, 기가 메키고 대성통곡 할 일이제. 그래도 내가 우선 죽것는디, 자식은 내가 낳았어도, 내 앞이 캄캄한께, 그때는 그런 시상 살었지라.
(조사자 : 겨울에는 어떻게 키웠습니까?)
 겨울에는 별로 일이 없은께 젖은 준지, 그때는 맨날 고구마만 삶아 먹었제. 식구가 많해서 고구마를 찌면 하나라도 더 먹어부까마니 입싹지에다 하나씩 싸갔고, 일일이 나눠 주고 그랬제. 안 그라면 더 먹어분께, 그 속을 누가 알겄오. 지금 사람들은 모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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