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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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덕진면

학교 급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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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전쟁이 끝난 후의 초등학교 다니던 시절, 매주 토요일엔 보자기를 하나씩 챙겨서 등교했었지.
 오전 수업이 끝나면 교무실 앞에 줄을 지어 강냉이 가루를 배급받기 위해 기다렸다가 아침에 준비해간 보자기에 약 이 리터의 강냉이 가루를 담아서 의기 양양 집으로 향하던 때가 있었어. 집에 오면 동생들이 한 줌 얻어먹으려고 기다리고 있었고. 그러나 어머니는 곧바로 보자기를 빼앗아 강냉이 가루로 죽을 쑤어 전 식구가 먹었던 기억이 나.
 몇 년 후 부터는 미국에서 지원해주는 구호식량이 줄어들어서 학교에서 강냉이 죽을 끓여주게 되었는데, 그릇이 없어서 등교할 때 양은 도시락이나 양재기를 준비해 가지고 가서 뜨끈뜨끈한 죽을 받아먹고는 하였어. 집에 오면 동생들은 죽 얻어먹으려 학교에 빨리 가게 해달라고 어머니를 졸라댔지.
 초등학교 졸업할 무렵에는 강냉이 죽이 노란 강냉이 찐빵으로 바뀌었어. 학교에서 직접 강냉이 빵을 쪄가지고 가정환경이 어려운 학생들에게만 나눠주게 되었는데, 그 찐빵을 못 먹게 된 아이들은 다른 기호 물건을 주고 바꾸어 먹고는 했지. 나는 빵과 책을 바꾸어 공부하기도 했는데, 그 강냉이 빵을 먹지 않고 늘 집에 가져가서 동생들에게 나눠주곤 했던 착한 애덜도 있었어.
 우리에게 그런 시절도 있었는디, 요즘 애들은 상상이나 할런가 모르겠어. 옥수수만 보면 그때 생각이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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