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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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삼호읍

찰거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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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머리 생각하면 아직도 질색팔색이지라. 꿈에도 가위 눌린당께라. 모내기 할라믄 논에 거머리가 너무 많았어라. 워따 거머리는 여른 데가 징하게 붙어있어. 아무리 잡아도 종아리에 시커멓게 붙어갖고, 떼 내면 피가 줄줄 흐르고 무서워서 일을 못 할 정도였당께. 이런 얘기하면 요즘 사람들은 우리보고 멍청한께 그라고 살았다고 그래라.
 겁이 많이 난 이유는 거머리가 똥구멍에 들어가면 죽는다는 말이 있은께, 혹시나 거머리가 똥구멍으로 들어갈까 노심초사 했지라. 그라고 거머리를 빨리 안 떼면 이놈들이 혈관으로 들어가 몸속에서 뺑뺑 돌아다닌다고 한께 더 무섭지라. 거머리란 놈이 몸에 구멍을 뚫어도 모른다 했는디, 그 이유는 그 놈들이 구멍 뚫기 전에 살갗에다 마취액을 바르고 뚫은께, 사람이 모른다고 했서라. 이놈들이 피를 많이 빨아서 통통해질 때까지 모르지라. 살갗에 착 달라붙어서 띨라 해도 잘 안 떨어진께 찰거머리라 안 했소.
 찰거머리 잡는 방법이 있었는디, 담배가루를 뿌리기도 하고, 단단한 풀잎을 꺾어서 거머리 대가리에 갖다 대고 뒤집어 까놓으면 말라죽기도 했어. 논에 갈 때는 집에서 바가지에다 재를 퍼 담아 갖고 가서 거머리를 잡는 족족 바가지에다 넣으면 재가 붙어 말라죽어. 나중에 스타킹이 나온 후에는 그걸 신고 들어가면 거머리가 못 달라들었지라.
 아이구 지금도 거머리 생각하면 막 달라붙어 피 빨던 기억이 나고 혈관 속으로 기어 다닐까 염려했던 옛날 생각이 난당께. 그런다고 이종을 안 할 수도 없고, 잡도 못 하고. 그런 고상하고 살았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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