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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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삼호읍

토끼귀 가리맛 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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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맛이 없었으믄 여태 못 살았어라. 농사라고는 넘의 집 내작하믄, 일 년에 나락 다섯 섬 나왔당께. 애기들 일곱 데리고 못 살아. 워메~ 그란께 보리 한 섬, 한 가마니씩 갈아서 죽 쒀서 먹고 그랬어라.
 그나마 바다 옆에 산께, 하루에 두 번 나댕김시로 맛을 잡아서 재산을 이루었당께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해가 지고 달이 떠도 물 때 맞춰서 댕겼지라. 여기서 신덕 넘어서 맛을 잡고, 저 뒷께 성재리까지 가서 맛을 잡았어라. 맛은 칠팔 월에 잡지라. 걸어서도 가고, 배를 타고 가서도 잡고 그러지.
 암것도 없이 사는 사람들은 그저 맨 몸땡이만 가져도 잡을 수 있은께, 갯바닥에 나가서 손만 넣으면 잡혀. 어깨가 여그 얼굴 가차이까지 다 들어가야 잡을 수 있어. 애기들은 맛을 토끼귀라고 했어. 통통하니 우에 토끼 귀처럼 두 개의 촉수가 있어라.
 한 번 나가면 차두에 두 개씩도 잡고 없는 날은 하나씩도 잡지. 그걸 이고 신덕서 여기까지 걸어와, 캄캄하니 집에 온 날이 많지라. 온 몸에 뻘이 천지로 묻어갖고 도나깨나 손만 씻고 저녁 차려 맥이고 나서, 애들하고 놀 참도 없이 설거지하고, 대충 애기들 잠들면 저녁 내내 까. 희미한 호롱불에서 눈이 침침하도록 까는디, 볼 필요도 없이 눈감고도 까고. 까다가 졸기도 하고 그라고 까믄, 겨우 한두 시간 눈 붙이고 새벽같이 나가. 어둑하니 나가서 사람들 있을 때 아칙에 폴아야 해. 이 동네 저 동네 돌아댕김시로 맛을 폴아야 아침상에 오른께. 다 폴고 훤하면 들어와라.
 그때는 돈이 귀한 때라 돈 대신 곡석이 많이 나와. 수수나 보쌀 같은 것으로 줘. 그라믄 곡석을 돈 사서 필요한 것 살 수 있어. 주는 대로 뭣이던지 받아갖고 폴러 댕겼어. 애기 업고 동네 찾아 댕김시로 폴았어라. 그라고 고상해서 밥 먹고 살고, 전답까지 사고 그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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