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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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삼호읍

도로 위 넋풀이 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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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 앞 우리 동네 앞에 길이 새로 나고 나서 사람이 많이 죽어 나갔어라. 요 이 팔십년 늦은 겨울에 개통이 됐는디, 차들이 생생 달리면서 교통사고가 많이 났어. 어른들 얘기로는‘뭣이 씌어대서 죽는다’그래라.
 요 동네 할배도 교통사고로 죽고, 젊은이도 죽어 나가고, 결혼 날짜 받아 놓고 얼마 안 있다 죽었어. 저 앞 동네 아짐도 죽고, 군인 손주도 죽고, 계속 죽어 나갔어. 꼭 같은 자리에서 사고가 자꾸 나. 동네사람들이 이거 큰일 났다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했어라.
 사람이 죽으면 그 자리에 누구를 세워 놓고 나온다고 했어. 그랑께 무슨 말이냐 하면 죽은 혼이 딴 사람을 대신 세워놓고 나와야 한께, 그 자리에 사고를 나게 한다는 거여. 바다에도 그런 일이 있어. 사고 난 자리에 꼭 다시 난 이유가 죽은 혼이 씌워서 그래라.
 하도 죽어 나간께 마을 어르신들이 혼을 건져야 한다고 저기 천덕굴 당골을 데려다 굿을 했어. 대촌 앞에 사고난 자리에서 돼지머리 삶아서 음식 올리고, 깡새치고 굿을 했어. 그라고 돼지머리를 위에다 놓고 차가 깔고 지나가게 했는디, 아무도 그리 안 지나가. 돼지 대가리를 숨기려고 서숙대로 덮어놨는데도 차들이 피해가. 그랑께 할 수 없이 마을 사람들이 모도 나와서 다른 차선을 막고 돼지대가리 있는 데로 차가 지나가게 한께, 작은 차는 그래도 피해가는디, 큰 트럭이 그리 지나가다가 돼지머리 위로 지나간께‘으드득’소리가 나며 뿌셔지더라고.
 사람들이 다 박수치고, 잘 됐다고 했어. 경찰이 입회까지 했당께. 그 다음부터는 희한하게 사고가 안 나더라고. 한 동안 죽은 사람 없이 큰 사고는 없었는디, 글쎄 세월이 지난께 귀신도 잊어분가 요즘은 또 사고가 가끔씩 나네. 그것도 약발이 떨어졌는갑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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