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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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영암읍

별호 짓는 꼬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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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렸을 때 우리 할머니 집에 꼬마댕이가 하나 있었는디, 조훈O 씨집에서 있었던 머슴 아들이어. 왜 바둑 천재 조훈O 국수 알잖아. 그 집이 여그 회문리에 있었어. 그랑께 그 꼬마댕이가 초등학교도 안 댕겼는디 얼마나 머리가 좋은지 동네 어른들을 다 파악하고 딱 맞는 별호를 지어서 불러.
 사람을 딱 보고 있다가 가만히 별명을 붙여. 별다른 일 없이 왔다갔다 한다고‘왕래 김복O’그라고 짓고, 동네에서 큰 소리로 떠들고 댕긴다고‘악보 김용O’, 행동이 거만하다고‘거만 박용O’, 생긴 것이 쪽제비 같다고‘고추밭에 쪽제비 박판O’, 소매화장을 길게 흔들고 댕긴다고‘십리화장 최윤O’, 동작이 굼뜨다고‘서리 맞은 딩구렁이 조희O’, 애기들을 놀리고 댕긴다고‘아기질꾼 김일O’이런 식으로 동네 사람들 별호를 지어 싸.
 그러면 고것이 어뜨게 재미있던가, 금방 소문이 나서 동네 사람들이 따라 해. 어뜨게 그 사람 성격하고 딱 맞다고 다들 좋아서 난리여. 그랑께 사람 보는 눈이 천재랑께. 어른들이 생각도 못한 별명을 딱 지어분께 재밌었제.
 그라다 인자 그것이 맘에 안든 사람이 나서서‘어떤 이 나를 그라고 부르냐’하고 찾아 댕긴께, 처음에는 별호가 없는 사람이 의심을 받고 그랬는디, 괜히 생사람 잡았다고 무단 없는 사람이 고생도 하고 그라다가 시간이 갈수록 그 꼬마댕이가 의심을 받았어.
 그랑께 끝에 가서는 꼬마댕이가“내가 지었소”한께, 아부지가 아들을 데꼬 한밤중에 도망을 가 부럿는디, 강진으로 갔다드만. 역서 한 오년 살다가 도망가 부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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