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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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영암읍

나무로 막은 두목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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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동네에서 엄하기로 소문난 최진사 딸이 갑자기 사라진 것이지라. 간밤에 딸이 감쪽같이 없어졌는디, 이 소문에 평소 웬수처럼 살아가던 김진사 집에서는 그 일을 빗대어 놀리곤 했어라.“오죽 여자행실이 바르지 않으면 그런 일이 일어나것는가”라며 은근히 무시하는 언행이 생겼지라.
 그란디 얼마 지나지 않아서 김진사댁 둘째 딸도 감쪽같이 사라졌어라.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서 홀로 살던 이과부가 이 마을을 떠났어라. 들리는 말에 의하면 읍내 어느 홀애비와 눈이 맞아갖고 떠났다는 것이지라.
 또 잊을 만한 시간이 지난 뒤 정씨 부잣집 외동딸이 어디론가 사라졌어라. 이렇게 계속되는 아녀자들의 외도와 가출에 동네 사람 모두가 남의 일이 아닌 것이 되어버렸지라. 날이면 날마다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어라.
 그러던 어느 날 시주 받으러온 천황사 스님이 시름에 찬 동네 사람들에게“마을 형세가 여자 음부 같은 형세인데 북쪽 방향이 터져있어서 그곳으로 음기가 빠져나가기 때문”이라며,“방책을 써야 한다”고 하였지라. 한마디로 이 마을 아녀자들의 바람기는 북쪽 청룡동 방향이 허해서 일어난 것인께 그쪽을 막지 않으면 이런 일이 언제까지 계속 될지 모른다고 했지라.
 이 말을 들은 고집쟁이 최씨가“다 미신이라 귀담아 들을 것도 없다”며 호언장담했지라.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그 고집 쎈 최씨 부인이 머슴하고 바람이 나 부렀어. 이렇게 되고 보니 그 누구도 천황사 스님 말을 무시 할 수가 없었지라. 하는 수 없이 스님을 찾아가 방도를 물었는디, 스님께서 북쪽 방향 청룡동 쪽을 막으라는 말에 그 방향은 내려가는 언덕인데 무슨 수로 막느냐고 했더니“나무를 심어 막으라”고 방책을 알려 주었지라.
 스님 말에 따라 걱다 나무를 심은 뒤로는 더 이상 바람난 아녀자가 없었고, 집나간 딸들은 집으로 돌아왔다 합디다. 그러나 머슴과 바람난 최씨 부인은 돌아오지 않았지라.
 그 후 마을 사람들은 이 마을을‘막을 두’자와‘나무 목’자를 따서 두목골이라고 불렀어라. 그란디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두목이 사는 마을이라고 생각하고, 전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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